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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

- 길 잃은 이에게

by 갈대의 철학

잠자리

- 길 잃은 이에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삶이 힘들고

삶이 짜증 나고

삶이 무거워질 때

왠지 이유 없이

삶에 노예가 될 때


하늘을 바라보면 눈물이 날 것 같은

서러움이 밀물 썰물 되어가 듯한

울적한 마음이 괜스레

감정이 복받쳐 오를 때


이것만은 잊지 말아요


세상은 나를 위해 존재할뿐

그 누구도 나를 대변해줄 수 없다는 것을


잠자리 한 마리 내 곁에 날아와

날개 잃은 천사가 되었다

인생 타령(인생가)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인생이란

그들이 살아가는 방법이고

그들만이 살아가는 이유일 수가 있을 거야


인생은 내 인생

나의 인생이 그대 인생도 아니지만

그대 인생도 내 인생일 수 없지만


하지만 말이야


나의 인생이 그대 인생인가 싶으면

닮지 않아도 닮아가는 게 인생이었어

억지로 퍼즐처럼 맞추지 말자

인생이란 자연스레 닮아가는 거야

인생이란 누가 뭐래도 끌리는 곳이 있는 거야


내가 타인의 인생에 다가가고 싶지 않지만

살다 보면 단순한 인연의 끈으로

어쩔 수 없이 남의 인생을 사는 경우도 있어

필연이든 악연이든 선연이든지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 몫이라는 것을


그럴 땐 말이야

목적지 없이 걸어보는 거야


가끔은

지나가는 이에게 도 말을 걸어보고

가끔은

날아다니는 새들에게도 물어보고

가끔은

잠시 머물다 가는 구름에게도 물어보고

가끔은

저 흘러가는 산천 초야에 묻힌

강과 자연에게도 물어보고

가끔은

저 창공의 하늘에게도 물어보는 거야


무어라 말해도

무어라 답이 없어도

실망을 하지 말자

그러다 걷다가

어느 누가 다가서는 인연이 있으면

그때는 너무 힘들었었다고 고백해 보렴


그래도 깨달음이 없을 때

더 이상 지쳐서 갈 수 없고 걸을 수 없을 때까지

또 걷고 걸어보는 거야


남의 인생이 내 인생이 되지도 않지만

러나 인생은 모험인 거야


갈 수 없는 나라도

건널 수 없는 강도

모두가 인연이 되면

인생이란

돌아올 수 없는 강도 건널 수 있지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온 것에

미련과 후회는 하지 말자

어차피 사는 인생이라면

그러한 인생도 못 살 것이 없으니까


인생이라는 커다란 굴레는

절대로 나 자신을 배신하지 않아


우리네 인생은

빚쟁이 인생인 거야

우리네 삶도

어쩌면 저당 잡혀 있는지 몰라


인생은 엉켜있는 실타래를 푸는 것이 아니라

때론 그 속에 동화되어가는 것도

어쩌면 엉겅퀴 인생처럼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몰라


까치가 창문 너머에 엄청 재잘거린다

나의 마지막 종착지는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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