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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의 연가(戀歌)

- 갈대와 작은 새

by 갈대의 철학

갈대의 연가(戀歌)

- 갈대와 작은 새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갈대가 가을바람에

흩날리는 그날

멀리서 둥지 떠나온

작은 새 한 마리가

내 곁에 앉았다


외딴곳 의지할 때 없이

따나 온 마음 하나 안고

둥지 떠나온 작은 새는

갈대가 바람에 흐느낄 때

함께 울고 있었다


그 먼 여정길을

오직

사랑의 그림자를 쫓아가듯

태양이 지는 자리엔

갈 곳을 잃은

나그네 발길되어 간다


쏴아아 악~

파도 밀물 소리 떠나가듯

불어오는 가을바람 등지고

작은 새 한 마리는


의지할 곳이라곤

금세 가을바람에 날아갈듯한

양 날개의 퍼드덕 거림에

온 마음을 쓸어내리는


여리디 가여운 새 한 마리

마지막 힘을 다해

갈대의 보금자리를 찾아왔다


네 존재의 가벼움은

갈대의 꽃이 피어나는

어느 무릇 익어가는 가을날


갈대의 나래짓에

너의 가냘픈

날갯짓의 버거움의 위로는

슬픔을 뒤로한 채

갈대가 불어주는 바람에

스르륵 잠이 든다


2025.9.21 강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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