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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Sep 10. 2017

사랑의 방관자傍觀者

- 사랑의 배반(치악산 향로봉 가는 길에서)


사랑의 방관자傍觀者

- 사랑의 배반背反(치악산 향로봉 가는 길에서)


                                              시. 갈대의 철학[蒹葭]


사랑의 배반

홀로 외로움이 남는다


떠난 그리움 뒤에

모든 것에 방관자가


내 사랑을 잃으

대문을 꼭 닫고

문패도 걷어내고

빗장을 걸어 잠궜다


이 보시게

대문 앞을 그만 서성이시게나

그렇게 방관자가 되어간다 한들


따뜻한 장작불에 그을린

앞마당 한쪽 놓인

김서리가 모락모락 피어나며

무쇠  하나 가득 그대 좋아하는

도토리 묵을 쒀서 기다려 보고


타오르는 장작불 앞에

느지막한 이 가을의 체취가 묻어나도록

땀이 송골송골 이마에 맺힐때 까지

그대 오기만을 또 기다려 보건만


활활 타오르다 못해

그해 여름날에 그대가 보여준

마지막 여름의 절정을 걷어내


간간히 바람따라 님 소식

살랑살랑 흘려온다한들

덧없는 인생에 무슨 소용돌이만

헤어나지 못하게 요동 치니 말일세


그대에게  득이 없으면

실없다 하고

그대에게 실이 되

득이 없다고 하 말일세


그렇게 허송세월 신세타령만  

참새 마냥 떠들어대니


다시 우리 모두 스스로가

올가미 덫에 걸린 여우처럼

방관자가 되어가게 되니 말이오

       [ 2017.9.9 치악산 향로봉 가는 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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