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만복대(萬福臺)

- 지리산 백두대간 마지막 구간을 찾아서

by 갈대의 철학

지리산 만복대(萬福臺)

-지리산 백두대간 마지막 구간을 찾아서


시. 갈대의 철학[蒹葭]



저녁노을 타다 남은 식지 않은 열정이

밤은 내리는 이슬로 새벽을 머금고

새벽에 내리는 작은 여명 햇살 비추니

형장에 끌려간 아침 이슬은

또 다른 잉태를 위해 마음을 적셔 운다




꽃은 혼자 필 때 외롭고 더 아름답지만

사람은 혼자 섰을 홀로서기에 더 빛나며

은 혼자 올랐을 때 고독하고 더 인내하지만

백두대간 종주길을 함께 했을 때 마음은

굳게 믿음 된 약속에 우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만복대 올라서서 바라볼 때의 마음이

갈대 불어오는 숲길에 바람을 가르며

한 점의 바람이 내 빰에 스치 울 때

흔들리는 갈대 바람은 더욱 냉혹하였다


지리산 백두대간 마지막 종주 구간 길에

만복대 가는 길을 바라보는 마음 앞에


성삼姓三가 내 발아래 뉘인 것이

그대 사랑이 깊은 것이요


반야봉般若峰이 내 위에 뉘인 것이

그대 사랑이 가득 너무 치운 것이요


하늘 아래 놓인

만복대萬福臺가 그대 빈자리라면

지금도 내 안에

너를 채워가고 있는 것이다


떠나는 마음이 길어서인가

도착하는 마음이 짧아서인가


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 숲길에서

가도 가도 지칠 줄 모르는 네 모습 앞에

우리는 지나온 과거 속을 헤매었다


현실을 맞이하며

미래를 걸어가고 있을지 모를


지리산 만복대에 올라서 보아라

무엇이 보이는지

저기 꿈틀대는 백두대간白頭大幹

태동이 보이지 않느냐


이곳을 돌아보며 회상에 젖으니

감회가 새롭다


너의 꿈과 현실이

하나 됨을 느껴보아라

저 멀리 무엇이 보이는지


이곳에 서서

세상을 달관하는 법을 배우고

떠나가는 네 뒷모습의 그림자도 밟지 말며


이곳에 올라서서

세상의 이치를 알게 되기까지

매회 걸어왔던 힘든 순간들을 기억하며


이곳에 머물려

세상의 순리를 터득하게 되기까지

지금껏 네 발자취에 온정을 부여하자


이곳에 오르는 순간

네 모든 기운이 하나 됨에

백두의 기운에 세상의 만복을 이어받는다


자 떠나라

무엇을 그리워하고

무엇을 남기려 하는 것인가


이곳에 다다르면

삶에 회한도 느끼지 말며

이곳에 도착하거든

삶의 애환도 달가워 말자


이곳을 떠나게 되면

삶의 종착역도 되새김질하지 말자


- 만복대 타령가 -


도 많아 복 타령이 웬 말이요

내복도 없는데 나눠줄 복이

어디 있을까 마서도

복이 없다 하여 한탄하지도 말며

복이 없다고 개탄하지도 말아라

만복대에 오르면 없던 복도 생길까서도

없는 복이 절로 생기리이까

있던 복도 달아나리이까

복은 그저 복일뿐

복 없는 복이 만복이요

복 있는 복은 행복이라

사랑 찾아

그리움 찾아

너를 잊지 않기 위해

다시 찾아왔다


백두의 길이만큼

점점 깊어만 가는 이 가을에 늪의 깊이를

수렁 속에서 헤어날 수 없는 것도

네 안에 깊이만큼 한 올 한 올 앎 음중이라


한 세상에 시름 더하고

저 세상에 시름 잃나니

복을 타령한들 업과 업보業報속에

만복은 언제나 그대 마음에서 시작된다


[2017.9.24. 지리산 새벽 종주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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