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져야만 보이는 것들

- 날아가 버린 마음들

by 갈대의 철학

떨어져야만 보이는 것들

- 날아가 버린 마음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나무 꼭대기 위

작은집 하나


그해

네 몸을 떨구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에서


삶이란

그저 나무 꼭대기에 걸쳐있는

구름만이

네 마음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어


네 모습을

숲에 감추고

나뭇잎에 가려진들


지난가을에 떨어진 것들

늦은 만추에 날아가버린 것들

다시 겨울이 시작되어

떨어져야 하는 것들을


네 모습을 새로 안다는 것은

가을을 떠나보낼 때

슬퍼하지 않는 것과


겨울을 맞이하는 마음에서

다가서는

홑이불 같은 존재의 미상들


그리고

또다시 슬퍼하려 하기 전에

흰 눈이 내리는

하얀 겨울에 덮여버림으로써

잊히는 것들에서


그래

삶이란 바로


초라한

네 모습이 비치기 전에

떠나는 거였어


한낱

지붕 없는 하늘에

그곳에 살아가야 할 만한


충분한 의미와

가치의 무상들 앞에서

보여주려 함으로써 비참해지는 것들


잠시 후


떨어져야만 보이는 것들

내 자존심


바람에 날아가 버린 마음들

네 진실


흰 눈에 덮혀 잃어가는 것들

너와 나의 자존감


달래

2020.12.2 시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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