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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Sep 20. 2017

이게 다 무슨 소용이 있으랴

-  인생살이가 시집살이 이더라

이게 다 무슨 소용이 있으랴

-  인생살이=시집살이 이더라


                                            시. 갈대의 철학[蒹葭]


술 한잔 건넨다고

못 마신다고 하는 게 아니라

안 마신다고 하고


그래 그럴 수 있지

서로의 감정에 몰입이 필요했겠지


길거리 지나치다

눈 마주치며

왜 쳐다보냐고 시비 부친다


그럼 내 모습 얼굴이

그 당시 인상 찌푸렸겠지


바쁘지도 않은데

바쁘다고 다음에

얘기하자고 하고


그래 어떤 무슨 말을 해도

마음에 들지 않은 거야


먼저 만나자고 얘기해놓고선

구구절절 핑계 삼아

노가리만 씹어대고


만나기 싫은 사람 만나봤자

서로 무의미한 시간인걸

안 만난다고 마음 가짐 곱씹어 보아도

미련이 남아 버리지를 못하고


방금 전 일어난 상황을

언제 그랬냐듯이

과거처럼 말하고


나뭇가지에 바람 잘 날 없듯이

바람만이 휑하니 불어오고


먼저 저녁 먹자고 말해놓곤

계산대에서 잘 먹었다고 하고


먼저 말을 꺼내놓지 못한

내가 바보스러웠을까


사랑한다고

곁에 없으면 죽을 것 같다고

연신 개 거품을 물어댔자


잠시 동안 가슴앓이하는 동안

다른 사랑을 찾고


이별 후에 언제 그랬냐듯이

떠나간 사랑 붙들어 매어봤자

소용없는 것을


알고 있었어

떠날 때는 다 사연이 있듯이


세월 지나 잊히면 그만인데

이게 다 무슨 소용이 있으랴

바보스런 내가 미웠어

                          [2017.9.16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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