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둥산 가는 길에
억새의 바람
- 민둥산 가는 길에
시. 갈대의 철학[蒹葭]
억새에 바람이 불어와
바람따라 실려온 너의 기억에
내가 너의 추억을 기억한다
억새의 바람은 늘 간절했어
네가 내 기억을 사랑할 때까지
내가 네 몸을 기억하고
네가 내 마음을 기억할 수 있으니까
억새의 숲에 바람 불어와
바람에 이리저리 나부끼며 흔들리는
춤을 추는 모습에 반해서
어쩌면 제 살을 비벼대며
들려오는 너의 처절한 몸부림 일지도 모른다
그날에 바람은 매우 억세였지
그래서 네 마음은 억새의 바람이었다
억새의 바람은
찬바람 서리고
눈 내리는 겨울이 오면
네 모습을 기억하고
울 어제치는 억새의 마음이
깎아지는 아픔을 품는
네 마음이었으니까
[억새 타령가]
억새야 억새야
하늘 바라바기 억새야
푸른 하늘 일번지에
청춘의 눈꽃이 피어났네
하늘하늘 거리는
네 모습에 반해
햇빛에 희긋희긋한 모습이
바람결 휘날리는
어머니 머릿결을 닮았구나
잃어버린 고향 찾아왔었나
억만 겁에 억새야
억새밭에 앉지 마라
네 모습 잊으라 찾을세라
내 머리맡에 새 하얗게
눈이 내리던 날에
그때야 네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2017.10.28 정선 민둥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