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발자국에 그리움을 남기우는 사랑
눈이 내리는 날에는 나는 치악산으로 간다(5)
- 첫 발자국에 그리움을 남기우는 사랑
시. 갈대의 철학[蒹葭]
기약 없는 만남이 아니어도 좋네라
그대 없이도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서 행복하고
그곳에 가면 그대의 자취가 남아있어서 좋아라
기약 없이 떠남이 아니어도 괜찮네라
만남을 전제로 우연이지 않아도 좋고
그곳에 사랑과 이별의 만남이 아니어도 더욱 좋아라
기약 없이 떠날 수 있다는 것은
부단히 여태껏 쌓아온 인생에
부지깽이처럼 타오를 수 있는
희망이 있어서 이다
떠나는 것에는
항상 설렘과 사랑을 꽃피울 수 있는
우정도 한몫을 차지할 수가 있었어
더욱 좋아라
삶이 지친 그대
떠나보아요
무엇이 보이고
무엇이 남는지를
그리고 무엇이 기다리는지를
무언가를 기대함을 하고
떠남도 좋고
눈을 맞으면 푸른 청춘도
금세 나이를 먹고 세월에 의존 되어 가듯이
하얀 설원에 내려앉은
네 모습의 고뇌에 찬 백발이 되어가도 좋아라
우리가 지나온 추억따라
눈이 내리는 날에는 나는 치악산으로 갑니다
첫 발자국의 여정이 아직도 남아있는
그리운 사랑이 머무는 그곳으로 말입니다
[2017.12.3 치악산 비로봉 가는 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