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눈 나리는 아침을 맞이하기까지

-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by 갈대의 철학

흰 눈 나리는 아침을 맞이하기까지

-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시. 갈대의 철학[蒹葭]


엊그제 저녁 그녀의 목소리를 만났

너무 흥에 겨운 나머지 나의 톤은 쉬이

참새처럼 재잘거림을 멈추지를 않았었


여느 때 처럼 정감 어린 그 목소린

오늘슥한 저녁 무렵을 맞이하기까지

밤새 하얗게 내린 내 어깨 위에도 나린

이 눈이 더할 나위 없이 힘겨움에 지쳐 쓰려진


세월이 많이 흘러 지나가 버렸다.

그녀에게선 나름대로의 기구한 사연의 실마리를 들지만

그 이야기는 새해의 지리산 천왕 봉에서 내 비친 일출처럼

그렇게도 엄숙하고, 뜨겁고, 그렇게는 열정적이진 않았었


단지, 내게선

한 가닥 실낱같은 희망이라는 부수 갱이를 지켜주는

네게서 그리기 위한 마음뿐이었음을.....


하얗게 눈 내리는
이 밤의 나 홀로 문지기가 되어

그리움과 기다림이라는 두 표현의 희미한 미명 아래

그렇게 흔한 나의 세월들만이

하얗게 내린 세월 앞에 잊혀 간다


추운 이 겨울을 이겨내고

힘겹게 또 살갑게 봄을 기다리는

어느 이름 모를 네 모습에 피어났을 적에 난
그리움된 표상들이 서리되어 꽃을 피웠다


[2018.1.21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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