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별된 마음
떠나가는 이에게
- 이별된 마음
시. 갈대의 철학[蒹葭]
떠나가는 이에게 물었습니다
저 한줄기 빛이
그대에게 무엇이라 생각하오
" 옛 뒷동산에 올라 늘 떠오른 태양이
오늘 내가 그토록 바라던 내일의 한 줄기 빛이 그대이었으면 바랬습니다 "
떠나는 이에게 또다시 물었습니다
저 한줄기 강물이
그대에게 무엇이라 생각하오
" 내 마음도 저 강물에 띄워 떠나보낼 수만 있다면 정처 없이 떠나가는 이 길이 언젠가 또다시 그대와 만나는 길이었으면 바랬습니다 "
죽음을 목전에 둔 이에게 물었습니다
저 한줄기 구름이
그대에게 무엇이라 생각하오
" 이미 머무는 구름보다 떠나가는 구름을 보고
덧없는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 우리의 남아있는 날보다 살아가는 날이 더 아름다운 것도
떠나가고 지나가며 지는 것들에 대한 머무는 마음이 없어서 더 살갑게 대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저 한줄기 석양이
그대에게 무엇이라 생각하오
" 노을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곧 낙화된 마음일 거라 생각되지만, 그 마음이 곧 소금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떠오른 아침 햇살에
두 눈을 감고
얼굴을 들어 해를 바라보아라
그동안 없었던
따스함과 인자함이 베어 나오지 않느냐
차가운 돌바위에도 앉아보거라
단 한줄기의 빛으로
앉은 자리의 따뜻함이 묻어 나오니
[2018.3.4 둔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