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침묵

- 정월 대보름

by 갈대의 철학

달의 침묵

- 정월 대보름


시. 갈대의 철학[蒹葭]


달 떠오르는 언덕에

먼발치 하늘 올려다 서니

바람 불어 구름 사이로
하얀 동심 어린 얼굴 하나


그날이 오면
부럼 깨물고 오곡밥 기다려지는
옛 얼굴들이 생각난다


개울가 망월이 돌리던 어린 시절에

대보름 달이 더 밝나

망월이 불이 더 밝나

휘리릭 휘리릭

귓가에 잔 매미 파리 윙윙 알짱 그리듯이

내 마음의 소원 대보름달에 빌고

망월이에 액운 담아 저 달에 던져주네


달아 달아 둥근달아

네 마음이 둥근 마음이면

나는 그대 섶에 낙(樂)을 낚으리오


달아 달아 하얀 달아

네 마음이 하얀 마음이면

나는 그대 섶에 희(喜)를 낚으리다


달 떠오르는 마음이 그대 마음이라면

달 차오르는 마음도 그대 마음이라면

달의 침묵 속에 달이 지는 마음을
따라 나서는 마음을
그대는 아시나요


그래도 그대 앞길은

둥근 마음을 지닌

저 달이 비추는 마음이 애석타지만

내 앞길은 그래도

내 앞길 밝혀주는 그때 그 망월이가 더 그리웁습니다

[2018.3.2 치악산에서 떠오르는 달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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