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악의 계곡이 녹고 있다
5월 치악에 눈이 내리면(치악산 가는 길에)
- 치악의 계곡이 녹고 있다
시. 갈대의 철학[蒹葭]
5월 치악에 눈이 내리면
나는 나의 사랑과
나는 그대의 사랑을
아직도 기다리고 있을 철쭉을
기다릴 테요
자연도 지 한 몸뚱이
스스로 살려고
꺾어지고
부러지고
아픔을 감내하며 자연스레
지 몸에 걸쳐있는 것도 털어내는데
하물며
인간사 돌아가는 것이
뭐가 부족하여
자연만도 못하리
인간은 지 뿔이
가진 것도 없으면서
버리지를 못한다
치악에 녹아내리는 마음은
계곡의 물소리보다 차다
오르는 내내
지친 몸에 구슬땀은
쉬어갈 줄도 모르고
배낭은 잠시도 쉴틈에서
벗어나지 못해
무겁기만 한다
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죽음보다 더 한 갈증을
외면할 수가 없다
내 마음에 심장의 고동소리가
더 심쿵 하게 울린다
[치악 타령가]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사랑
안 해본 사람 어디 있나
지나고 나면
철없던 사랑도 사랑이요
끝없는 사랑도 사랑이라
모두 다 사랑이라는 이유만으로
부질없이 만들어낸 부지깽이 사랑이었더라
그 쉬운 사랑 안 해 본 사람 없고
그 흔하지 않은 사랑 안 해본 사람 없네
그러니
사랑 타령일랑 그만 두세
무쇠 가마솥에 삼층 밥도
만들어줄 수 없는 사랑이라면
사랑이 어떤 사랑이더냐
사랑이 무슨 사랑이었길래
그러한 사랑 쉽지 않으리
그러한 사랑 흔치 않으리
아궁이 불 조절에
가마솥 누룽지 2층 밥을 짓더라도
3층 석탑의 공덕된 마음으로 지으며 쌓는다면
그게 오래된 사랑이더냐
그게 묵은지 사랑이더냐
그러한 사랑 다시 찾아 오지 않으리
그러한 사랑 영원히 잊지 않으리
[2018.3.18 치악산 종주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