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숙한 사랑
- 익숙한 사랑
詩. 갈대의 철학
그대가 아직 나의 사랑인 줄 알았어요
그 사랑은 언제나
익숙한 사랑의 습관이 된 지 오래되어서
어디서든 갈 수 있다는 그곳이
그대가 항상 머물러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떠나오는 나의 마음이 먼 곳을 응시하고
찾아오기 기다리며 바라보는 것은
언제나 약속이나 하였듯이
손꼽아 하늘을 올려다보며 기도드립니다
다가갈 수 없는 사랑이 있는 줄 미처 몰랐어요
기다릴 수 없는 나의 튼튼한 두 다리도
이렇게 힘겨울 줄은 몰랐답니다
예전 같은 마음이면 쉬어 갈 텐데
이별 앞에 놓인 사랑은
마음의 무게를 더 짓눌러 버렸습니다
이별은 우리의 만남을 예견하였습니다
알 수 없는 사랑의 장벽과
그늘의 그림자들이 가로막혀 있었고
내 마음속엔 언제나 그대 하나뿐인데
그대 더 한 없이 슬퍼말아요
사랑했던 마음보다는
그대 잊지 못한 마음이 앞선답니다
사랑해서 행복했던 날 보다
사랑했기에 괴롭고 아름다웠던 나날들
차마 지난날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꿈속에서도 마냥
아직도 갈 길을 못 찾고 헤매는 것은
사랑의 아픔이 이별된 사랑보다
더 고귀한 사랑이었기 때문이랍니다
정처 없이 떠나는 나의 사랑이
다시 기다리는 마음의 이정표처럼
걷는 사랑이 되고 말았습니다.
2016.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