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비에 헤매는 마음
봄비에 젖어버린 마음
- 봄비에 헤매는 마음
시. 갈대의 철학[蒹葭]
봄비가 운다
그대도 울고
나도 운다
봄비에 젖어버린 마음
그대 기다리는 마음
봄비에 헤매는 마음
그대 떠나가는 마음
그대 울때 봄비이지만
내가 울 때는 싸리비가 되었다
봄비야 내려라
그대 정든
마음의 고향으로 나는 떠날래
봄비 맞으며
봄의 고향인
그대 머물던 옥지기로
봄 배를 타고 나는 떠나간다
봄비야 더 많이
더 원 없이 더 한없이 내려라
가뭄에 물이 없어 섬강 나룻터에
배 띄우지 못해
건너지 못하는 마음
그대는 몰라도
봄 배 타고 못 건너는 마음에
너를 보러
달 밝은 섬강 길이면 얼마나 좋으랴
달빛 없는 그믐에
네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가
나는 더 서러워라
달빛 잃은 섬강 길에
그래도 나는 달빛 어린
꼭꼭 숨긴 네 마음이 머물던 그곳에
묵묵히 네곁으로 떠나가련다
그녀가 좋아하는 스타일에
그대 몰래 훔친 눈물 감추게
봄비에 젖지 않도록
상수리 떡잎 모자 만들어
운치 있는 모자를 씌워 줄래
봄비야 내려라
봄을 타는 그녀에게
봄비에 젖어 헤매는
마음을 갖지 못하게
돌아올 수 없는 마음을 거둬 가다오
그래도 너의 향취가 묻어난
나는 그곳으로
그대 곁으로 떠나련다
봄비를 마중 나가는 그대 앞에
봄비에 울어버릴까
봄비에 네 마음 가둘까
봄비에 내 마음 감출까
이것저것도 아닌
봄비가 내리는 대로
그냥 섬강길 물길따라서
네 마음 흘러가는 곳으로 떠나볼래
봄비에 젖어 보아요
아직도 그대 온기가 남아있는
그해 겨울의 보금자리에
움을 틀기도 전에 피어난 꽃들 앞에서
그리 달갑지도 아니한
봄비 내리는 마음이
어쩌면 너에게는 봄비가
봄비에 젖어버린 마음이
서투른 마음으로
다가설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나에게 온 봄비는
봄비에 헤매는 마음이
어설픈 마음으로 기다리고
물들어 가는게 덜 어색할지도 몰라
[2018.4.15 둔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