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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y 31. 2018

달맞이꽃

- 만월(滿月)

달맞이꽃

- 만월(滿月)



                                                시. 갈대의 철학[蒹葭]



시루봉 언덕에 달 떠올라

보름 지나도 달이 만월이라서

창가에서 바라본 네 모습은  

달이 지나가는 황도를(黃道) 따라 나가고


달 아래 머무는 네 그림자

달맞이 꽃

달 타령하려 마중 나왔네


 일 때 네 얼굴도 둥글어라

시루봉 언덕에 떠올랐을 때

달맞이꽃 환하게 너를 반기며 비추고


하루하루 지나나 싶더니

어제 본 둥근 마음에 
해맑은 미소는 어딜 두고


나는
하루에 한 살을
널 위해서 더 먹지만


달아
너는 늘씬해서 좋겠구나


살이 점점 빠지고 

점점 젊어지는 기운에  
네 얼굴이 둥근 마음이더니 

어느새 달 기우는 마음이

금세 가난한 자의 슬픔 마음을 가진
아는 마음인가 싶더구나


어느새 너 없는 그믐달에
달맞이꽃 마중에
떠오른 달은 안 보이고
고개 떨구며 숙인  
내 앞길에 네 모습이 처량하기만 하다


낮에 고개 내밀어
하늘 바라볼 수 없는 마음이 있었을까


밤에 고개 들어
달그림자 지나갈 때 따라나서는 마음에
님 그림자 따라가는 마음이었을까


너의 슬픈 마음을 간직한

노란 마음에 노란 꽃을 피워야만 하였을까


하루하루 지나고

네 얼굴 네 모습은 그믐 지나야

달맞이꽃 부스스 잠 깨어
네 모습 보이려고 하는지 

슬픔을 저버리는 자
슬픔을 잃어버린 자에 대한 배려로

너의 체취가 잔뜩 묻어나고
달을 향한 너의 슬픈 곡조를 위한
사랑의 세레나데를 불러다오

2018.5.27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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