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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n 08. 2018

밤꽃

- 밤꽃 필 무렵쯤이면

밤꽃

- 밤꽃 필 무렵쯤이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이듬이맘때쯤이면

밤꽃 피어날 때 사랑을 알게 되고

밤꽃 질 때 사랑을 떠나게 하는

그녀가 무척 보고 싶습니다


창문을 열어젖히면 밤꽃 향기가

이른 새벽을 깨워줍니다

마치 그날 새벽에 일어났던

모든 마음 앞에서도 향기가 일듯이


밤꽃이 필 때면

저는 가을이

머지않음을 느껴봅니다


밤꽃 떨어질 때쯤이면

송알송알 맺힌 눈알들이

금세 토실토실해져 가고

사랑을 만들어 놓고 떠나간  
그대의 사랑 앞에는
일찌감치 이 여름 지나 가을이
그토록 기다려지게 하는 마음 또한
영글어가기 시작합니다


밤꽃이 피고 질 때쯤이

그 향기 그 향취에 취해서 떠난
그녀가 항상 생각나고 그립습니다


2018.6.6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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