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 사랑
- 그대 사랑
앵두 사랑
- 그대 사랑
시. 갈대의 철학[蒹葭]
앵두꽃 필 때를 아시나요
하얀 앵두꽃 필 때는
그때 그대의 마음도
하얀 마음이었지요
봄비에 앵두꽃 떨어질 때
떨어진 마음도
그때 그대의 마음인 줄 알았습니다
그대 떠나고 난 후에
어느새 하얗던 마음도
빨갛게 익어버린 사랑으로
다시 태어나니 말입니다
언제나 그곳에
앵두꽃이 피어날 쯤에는
사랑을 꽃피웠던 날들이 즐거웠고
앵두가 무르익고
앵두 한알을 입속에 터트렸을 때 감정은
시큼한 맛이 떠나간 후에
마지막 여운으로 남아있는 사랑이었습니다
아직도 그대와의 첫사랑이 서툰 탓에
싱그럽고 상큼한 사랑이 먼저 찾아와
추억으로 회자되고
그리움으로 남겨지니 말입니다
첫사랑 떠나보낸
앵두 사랑
그리움 떠나보낸
그대 사랑
그대여
빨간 앵두가 익어가는 계절이 오면
첫사랑을 고이 간직한
그대 마음의 시선이 머무는
아직도 그때 그 감정에 몰입한
순간들을 잊지 말아요
빨간 앵두가
첫사랑에 첫 감정의 첫 키스라면
식지 않은 사랑의 감정이 되어주세요
그리고 언제나
그대를 바라보던 그 눈빛으로
빨간 앵두를 따서
그대 내 입속에 담아주던
그날의 첫 감정들과
그대 내 입술에 닿았던 부드러운 감촉의
다가오던 첫 마음들과
그날 그대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사랑의 언약식과
내가 그대에게 보여준
사랑의 충성 어린 맹세를 꼭 기억해주세요
그리고
이듬해 다시 하얀 마음을 담은
빨간 앵두가 익어가는 날에
우리의 사랑도 다시 피어날 거라고
우리의 우정이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꼭 약속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