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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밤에 가을바람이 분다

- 자귀나무

by 갈대의 철학
20186.14 둔치에서

이 밤에 가을바람이 분다

- 자귀나무


시. 갈대의 철학[蒹葭]



이 밤에 가을바람이 분다


가을 아닌
여름 바람보다 살갑고 부드러운

이 봄에 가을바람이 불어온다


그대와 나
해마다 늦은 봄이 그립고
초여름 올 때면

기다리는 자귀나무 꽃 향기 따라

활짝 핀 사랑에

여린 마음을 두고 떠난 사람


기쁘고 슬프고
환희와 절정에 몸부림치고

네 울부짖음에 눈물지었던


쾌락과 고통의 전율에

또 한번 몸부림칠 때 전해오는 아픔은
정상에서 느낄 수 있는 희열의 반열에

올라서기에 충분했어


네 울부짖음은
가히 자귀나무 꽃 보다

더 활짝 피었었지


자귀나무 꽃 하나 둘 피어날 때

그대 사랑도 피어나고

자귀나무 꽃 향기 흩날릴 때
그대 향기도 떠나갔었지

이 밤에 불어오는

바람의 마음은 알 거야

떠나 간 님의 항기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2018.6.14 둔치에서-자귀나무
2018.6.14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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