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사랑-백일홍(간지럼나무)

- 남겨진 사랑과 남아있는 사랑

by 갈대의 철학

배롱나무 사랑-백일홍(간지럼나무)

- 남겨진 사랑과 남아있는 사랑



시. 갈대의 철학[蒹葭]



끈한 몸매에

가느다란 각선미를 뽐내며
한 다리에 너를 엮고
한 다리에 나를 엮어
아직 피지 못할
내 님 오시길 간절히 기다리고
시집갈 채비도 못한 채
머리에 이고 지고 갈 여정길이 백리나 남았네


님 기다리다

행여나 지나는 이에게
족두리나 쉬워줄까서도

간지러움 타며 아양과 교태를 울부짖고

머리에는 족두리 대신에
하얀 두루마리 휴지말이처럼 머리에 이는

멀리 내다 뵈는 뭉게구름일랑 착각하고

새색시 연지곤지 찍어 바른
족두리꽃 새색시가 울고 가네


백일홍
배롱나무
간지럼나무
배롱나무 꽃

2018.7.25 덕수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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