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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 세상이 뭐라 하여도

by 갈대의 철학

괜찮아

- 세상이 뭐라 하여도


시. 갈대의 철학[蒹葭]



세상이 나를 향해
비아냥거리거나 비웃을지라도

나는 나의 삶을 슬퍼하지도 않을 것이며
삶에 부여된 운명도 한탄치 않을 거다

순간의 흐트러짐의 무거운 마음이
또다시 요동치고 밀려오더라도
한치의 흔들림 없이
나는 나의 길을 선택하며 걸어갈 거다

나는 괜찮아

네 떠나 올 때부터 이미 내 던져진 웃음에

그 순간만큼은 해맑아 왔었으니 말이다


나는 네가 곁에 없어도 괜찮아

세상이 나를 뭐라 하여도

내 곁에는 늘

너 없이 살아갈 수 없는 날들에
눈물 흘릴 날들도 많았었지만


가끔 생각에 젖어들 때면

속으론 우는 마음을
겉으론 웃는 마음 인양 척하는 것이

때론 네 마음에 웃음꽃이 지지 않게
다가서려는 마음이 간절하였는지도 몰라

하지만 살아가면서 힘들 때
우리들 마음의 보석상자를 하나씩 꺼내어 들춰보렴
그 순간만큼에 우리의 기억된 추억들도
고운 마음들이 하나 둘씩 열릴 때마다
못내 아쉬웠던 미더운 마음도 간직하게 되며
살아갈 수 있는 용기가 곧 생길 거라는 것을
이 야속한 밤이 지나가도 새벽이 다시 오듯이 말이야

그러한 것이
너를 사랑하게 하고
나를 사랑하게 만들어
세상을 달관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몰라

네가 걸어온 길에
자연스레 길들여지고
동화되어가는 것이
어쩌면 첫사랑의 마지막 관문인
네 마음의 전부를 보여주었듯이
나 또한 마지막 사랑의 마음이었다는 것을

그때의 마음을
아직도 기억하고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
이 여름이 지나가고 떠나간 본 뒤에야
비로소 네 존재가 소중하다는 것을

너 떠나고 난 후에
그리움도 알게되고
기다림이라는
현실의 깨달음도 알게 되었던 거야

나는
지금도
아직도
너를 사랑하고 있었는지도 몰라


2018.7.12 뭉게구름 필 때 만종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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