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돌아오는 길목에 서서

- 나는 나의 길에게 묻는다

by 갈대의 철학

계절이 돌아오는 길목에 서서

- 나는 나의 길에게 묻는다


시. 갈대의 철학[蒹葭]




어김없이 계절이 바뀌며
돌아오는 계절의 길목에 서면

나는 물 한 모금 머금고

하늘을 우러러 바라볼 수 있는

작은 사슴이 되어간다


나는 나의 길에게 묻는다


간혹 불어오는 큰 바람에도

어쩌다 지나가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마음을 지녔었는데


이제야 뒤돌아 서서 올려다 본 하늘에

계절이 바뀌며 돌아오는 길목을
파수꾼 마냥 지켜내는 것도 한 세상인 것을


내 마음을 가두고 지킨다고

무슨 소용이야 있으랴 하냐마는


지나온 날들에 처량하지 않게
더욱 슬퍼지지 않게
나의 길을 가기 위해서

다시 돌아오는 계절에 멈추어 선다


그때 다시 하늘을 바라보는 시쯤에는

아주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파도와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리라


2018.9.27 청계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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