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얼었다(경복궁 영추문(迎秋門)을 지나며)

- 내 마음도 그대 마음도

by 갈대의 철학

모든 게 얼었다(경복궁 영추문(迎秋門)을 지나며)

- 내 마음도 그대 마음도


시. 갈대의 철학[蒹葭]





모든 게 얼었다

겨울도 얼었고

그대 마음에
내 마음도 얼었다


그대에게서 피어난
그해 꽃피고 새울 때 미덥던
자연스레 다가갔었던 마음도 얼어가고


겨울 얼음 찬바람에
빼앗겼던 그대 마음도

그대에게서
내 마음도 매섭게 얼어갔다


창경궁(昌慶宮) 춘당지(春塘池)
달 떠오른 마음을 남겨두고
그대는 지금 어디로 흘러 떠나려 하오

창덕궁 (昌德宮) 후원에 숨은 달빛에
아무리 그대의 차가웠던 마음을 감춤들
경회루 (慶會樓) 차가운
달빛 어린 마음을 두고 어디를 가려하오


이제와 이곳을 다시 찾아와 보니
달빛에 비친
네 모습을 숨기어 가더라도

내 마음은 이미 그대 얼었던 마음을 감추기에

더 앞서 급급 하리이다


그대는 아시나요

내 마음을

경회지(慶會池)에 몰래 숨어 지켜보던 마음을

그날에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내 마음을 얼어가는데 한동조 하였으니 말입니다


너는 거기에 있을 곳에 아니 피었고

이곳에 머물고 피고 지기를 반복하니

아니 떠날 피치 못할 그리움이 묻어나도

북악산(北岳山) 자락에
떠오른 달에 비할 데가 못되더라도

단지 네가 그리울 때였으니까


마치 그대의 달콤한
언어와 유희가 없었더라면

다시는 이 겨울이 찾아오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경회루 (慶會樓)
영추문(迎秋門)
영추문

2018.12.6 경복궁 영추문 43년만에 개방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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