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백두대간)

- 떠나는 자의 가벼움

by 갈대의 철학

깃털(백두대간)

- 떠나는 자의 가벼움



시. 갈대의 철학[蒹葭]




깃털 하나 뽑았을 뿐인

어찌 이렇게 가벼운 것인가


나의 마음이

너의 마음을 알아갔을 때

깃털을 하나씩 뽑았어야 했다


날지 못하는 마음을 두고

날아가지 못하는 날개를 탓하기 위함이다


내 곁에 둘 수 없었던 마음이

이 길을 떠나면 내 모든 것들이 지나가고
먼저 떠날 수 있다는 것에 행복을 쫓아

그대의 깃털이 되어 주리다


내 다리

내 산 걸음에
내 한 발자국이
구구만리 천리를 지나 가면


한 점의 햇살이 나의 온몸을 녹이고

동종 소리 한 점의 음률이
나의 의식의 세계를 깨워주며 떠난다


불어오는 한 점의 바람아
만 점에 떨어지는 낙수를 부러워마라
그 물의 진위는 오직 하나
너의 오래된 짠맛의 기억만이 되살아 날뿐

아직도 죽은 자의 곁을 지키는
너는 말이 없다고 하였다
산자는 말을 할 때는 침묵을 지키니

백두대간 줄기에 서성이고 있을 떠도는 영혼아
대간의 기운에 가위눌리듯 잠들고
수면 위에 떠오를 너의 기세에 또 한 번 눌려버린
잠든 영혼의 침묵들을 깨우지 마라
그렇지 못하면
네 발걸음은 더욱더 힘차게 내딛어야 한다

떠난 자는 길이 없고
기다린 자는 길을 묻지 않는다

떠나는 자의 가벼움
가버린 자의 고독에 대항하는
이 기나긴 지루함의 기다림의 배회 속에

이 길의 끝자락에서 묻고 싶다
작금의 흘러내리는 땀방울에 젖어드는 마음도
가히 네 마음을 움직이기에 모자람이 없었는지를


그렇게 떠나는 자의 슬픔은
고뇌이자 가벼움이 가득하다

내 사심에 잠겨버린 수심 된 마음을 어찌 알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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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3 백두대간 지기재-신의터재-윤지미산-화령재 종주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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