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맞이
일출(오대산 노인봉老人峰 1,338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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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해야
펄펄 끓는 용광로에 쇳물을 녹여다오
나의 마음이 너의 마음인 것에
진정 네 벗이라 가련히 여기거든
이렇게 미약한 심성에
네 열정의 마음을 헤아려 줄 수 있게 해 다오
지나는 찬바람에 낚아채어
울고 넘나드는 아리랑 고개 너머에 있을 그대
허공을 지나는
새들에게 조차 빼앗긴 슬픔 없는 영혼들
내 자존심에 일찍이 허락한 구겨져 가는 몰골이여
볼품없는 이곳을 지나쳐 가더라도
스쳐 지나는 구름에게만이라도
다가서려는 잔정이라도 남겨주어
금세 식어버리는 마음만은 가지고는 가지 말아 다오
활활 날아라 해야
타 오르다 지쳐도 울부짖을 수 있게 해 다오
너의 마음이 모두 증발하여
여력조차 불발탄이 되어가는 마지막의 불꽃이 되어라
네 곁에 서는 부끄러움도 잠시이거늘
구름 뒤에 숨어버린 내 용기가 부족하여
저 떠오르는 햇살에 맡겨본즉 하였지만
내게 한가닥 실낱같은
너의 웅대한 포부의 문을 열어줌이 어떡하리
피 끓는 청춘에 내 던져진 바다가 두려워
정월 초하루 멀다 하여
금세 피어올랐어야 했었는가
식어가기 위한
그대 마음을 달관하기 위함이었던가
언제였던가
지난 마음에 떠오른
네 상상의 나래가 정말 언제였었던가
그대 내 마음에 비워둔
또 다른 자아의 정체성이 이유인가
나를 못 미더워 한
지나온 빈자리에 대한 앞선 예의인가
그리고 공백의 허구성으로 다가선
진실 공방 하여 내어 주었던 마음이
그대 자리였었던가 말이다
소나기 한 철
지난 언저리에 갓 피어났을 적에
한 떨기 붉은 장미의
위용 무용담 앞에 서더라도
용서라는 친화적인 독설적인 표현도 구하지 말아 다오
비바람에 쓰러진
한 장의 마음으로 덮으려 하는
너의 앳된 마음을
오히려 어느 떨어진 갈잎 되어 부서져 버린
바람에 날려버려 떠나갈까
염려된 마음이 앞서니 말이다
날 잎으로 태어나 생 떡잎이 되어 살아가는 인생이
그리도 할 말을 못 하는 한탄스러운가 말이다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연을 두고
꽃잎 한 장의 너울 된 마음을 심고 가는 것이
내 진정 뜨겁지 못하면
내 사랑이 아니었던가 말이다
내 마음이
더 짙게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알려다오
차라리 떠오르다 지치지는 말게나
차라리 떠오른 후에 실망인들 하지도 말게나
네게서 찾고자 함도
내게서 찾지도 남겨주기 위함도 아니 말며
그 보다도 용기가 더 백배가 되거들랑
그때는 아무런 조건 없는 무탈이라 여기며 받아다오
저 떠오른 푸른 동해 바다에 무얼 그리 던져주고파도
비둘기 참새에게 나눠 준 모이 보단
더 살갑게 대해 다오
그럼 나는 제 품에 꺾여 스스로 안겨오는
소낙비 품은 먹구름을 더 두려워하지도 않을 것이오
이글거리고
불타오르는 그대의 눈동자
그것이 정말로 정열이라 여기면
저 떠오르기 전 여명 앞에 먼저 기도하고
기다림을 배우며 다가가게 해 다오
그대 내 마음에
한 철 메뚜기 심장 보다도 뛰지 못한 가슴일지라도
이미 그대 마음은 지나간 소낙비에
퍼붓듯이 아니 퍼붓듯이 한 갈마음이 아니었던가
그대의 마음에 흘러내리는
가슴 적셔져 달궈지는
내 심장을 도려내어 아픔을 감내하는
흘러내리는 눈물과 함께
와신상담(臥薪嘗膽)의 마음은 두지는 말아다오
붉은 가마솥에서 방금 건져낸
저 검붉은 해가 말을 한다
올 한 해의 사랑도
새해 첫 일출에서 모든 것을 불태울 거라고
내 심장이 이 한겨울에 불어오는 동해의 푸른 기상 앞에 살을 애이듯이 도려내는 아픔을 안고
다시 떠오르질라도
네 곁에 서면 언제나 나는
떠오른 태양의 꼬리만큼 오르며 퍼져가는
내 삶의 이정표는 늘 진화하고
네 앞에 언제나 유효할 테니까 말이다
2019.1.1 오대산 노인봉 새해 일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