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이의 하늘엔
- 어느 이의 하늘에 뜻을 품고 명을 다했다
어느 이의 하늘엔
- 어느 이의 하늘에 뜻을 품고 명을 다했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한 해를 싣고 떠나와
어느덧 골육지정(骨肉之情)에 패인 사뭇힌 마음
그토록 애절했던가
그토록 애잔해야만 하였던가
처절하게 몸부림치던 내 삶이여
지나온 세월을 탓하지 마라
꽃몽우리 피고 지는 마음을
새처럼 날고 싶을 때 날지 못하고
땅거미 지는 잿빛 하늘만 올려다본 시절
노고지리 울던 때가 엊그제였는데
겨울 가면 언제 다시 오려나
봄이 오는 길목에 서서
너를 대신해 기다리는 마음 일 줄이야
잊혀간 기다림 속에
스쳐가는 그리움이여
어느새 하늘의 명을 받아 뜻을 거두고
살아온 내 인생에 돌을 던질까
그동안 못 만났던 만남이
우리를 여기까지 불러 모았네
사랑한다는 말을 지나
떠나야만 하였던 날들이 많았던 시절에
잠시라도 그대 곁에 머물 기세라면
내 마음은 변할 길 없네
무슨 큰 벼슬도 아닐진대
왜 이리도 서글피 서러워라
초가삼간(草家三間) 불태운 어린 추억에
제비집 털며 지내던
지지배배 울며 떠나간
내 낙심이 되었던 철없던 마음이여
하루를 버림으로써 한 해가 넘나드니
일년을 잃어버림으로써 십년을 탄다
어이어이
꺼이꺼이
울지 말거라 태동(胎動)아
네 뱃속도 어쩌면
모질던 태양 아래 지글지글 익어가는
살아가야만 하는 개 뼈다귀의 손재를 알랴마는
그래도 이 세상이 둥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내게는 없다
단지 너의 움직임이 일었을 때
나의 마음은 네 것이 아니었기에
이렇게 처절하게 몸부림치며
남들 울 때 울지 못하는 사연이야
오죽해겠냐 하는 심정을 달래본즉 하니
지금의 어느 이의 하늘엔
어느 이의 하늘에 뜻을 품고
석양이 저무는 하늘을 바라보는
멀찌감치 나의 한 해는
이미 저물어 명을 다했노라고
너는 해를 품을 수 없으니
하늘의 명을 거둔 것이다
너는 달을 품었으니
하늘의 운명을 거스를 수가 없었다
2019.1.13 둔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