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원하는 가정견끼리 매칭을 통한 분양과 자신의 강아지의 DNA 복제를 원한다고 가정했다. 스타트업이 되려면 무엇이 더 필요할까? 그래 우리는 테크 부분이 없다. 누군가 DNA를 분석해주고 내 강아지의 친자확인, 조상 혹은 후대의 유전자 특성의 유사성, 성격, 건강상태, 유전적 결함 등을 측정해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러면 우리는 온라인에서 가정견끼리 매칭도 해주고 DNA 검사를 통해 건강하면서도 내 강아지의 유전자를 가진 강아지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뭔가 아귀가 맞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 DNA를 분석해줄 곳을 찾았다. 국내에는 테라젠 바이오가 이 작업을 하고 있으나 병리적 진단만 해줄 뿐, 우리가 원하는 성격, 성향에 대해 분석해주는 데는 없었다. 그리고 아이디어가 더해진게 DNA를 MBTI형식으로 분류해서 강아지 주인과의 궁합까지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지금 설명하면 너무 많은 요소들이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이해가 어렵지만, 내부에서 이것만 생각한 우리에게는 너무 간결하고 딱딱 아귀가 맞는 마치 이케아의 조립가구를 조립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중에서야 알았다. 이런 세상에 없는 서비스를 다른 사람에게 설득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그리고 개발하려면 얼마나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지도 그때는 알지 못했다.
일단 시간이 없었다. 뭔가 빨리 시작하려면 DNA 분석이 우선이다. 그래서 접촉을 하다가 한경대학교에 동물 DNA에 전문가 교수님이 계신다는 것을 알았다. 당장 미팅을 잡고 안성으로 내려갔다. 의외로 이야기는 잘 풀렸다. 원래 축산 쪽에서 소품종 개량을 위해서 분석을 하시던 분인데 자신도 연구범위를 넓히고 싶은 니즈가 있었고 우리가 때마침 강아지 유전자 검사에 대한 제안을 한 것이다. 아 이렇게 귀인이 오는구나. 다들 알겠지만 이런 식의 감정의 기복은 모든 스타트업에 존재한다. 우선 스타트업에 초창기 멤버를 어벤저스라고 부른다. 소수정예 하지만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그리고 시절 인연을 잘 만나 귀인을 만난다. 그러면 일이 술술 풀린다. 이런 이야기의 전개 뭔가 익숙하지 않은가? 우리도 그렇게 되는 줄 알았다.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비즈니스 모델 만들고 테크 요소 집어넣고 구현 가능한 대학교와 합의하고 이제는 개발과 마케팅에 관련된 인원을 투입하면 되겠다는 싶었다. 문서로 만들어 놓으니 참 그럴듯했다. 이걸로 벤처투자회사나 국가지원자금 받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일단 국가지원자금을 받는 걸로 서류 작성을 시작했다. 국가지원의 경우는 자체적으로 심사할 능력이 없으니 각 대학교의 전문가들이 심사할 수 있도록 지원자가 선택할 수 있다. 수의학에 관련되서는 서울대학교와 건국대학교가 탑이다. 우리가 있는 지역과 가까운 곳이 건국대학교이기도 하고 서울대학교는 뭔가 넘기 어려운 느낌이 들어서 건국대학교에 심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문서작업은 형식이 있어서 크게 어렵지 않았다. 문제를 정의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이면 거기에 소요되는 비용과 향후 매출 계획, 그리고 지원금은 어디에 쓰일 건지만 명시하면 되는 형태였다. 인건비로 사용할지, 기술개발에 사용할지를 정하면 회사 자본 20%와 정부지원금 80%로 지원해준다. 최대 1억까지 나오니까 이 부분을 유전자 분석 쪽에 사용할 목적으로 신청서를 넣었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