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책상 앞의 선생님> | 화요일 연재
티브이 속 합격생 인터뷰를 보면 늘 비슷하다.
“총 공부해야 할 분량을 공부 일수로 나눠서 계획대로 실천했어요.”
“매일 계획한 분량을 반드시 끝내려고 노력했어요.”
그 말만 들으면 ‘자기 주도적 학습’이란 간단하고 쉬워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공부를 해보면, 이건 거의 불가능한 미션이다. 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듯이 공부도 그러하다.
공부를 시작하면 무수한 변수가 등장한다.
졸림, 집중 안 됨, 모르는 내용 폭탄,
이해하는 데 예상보다 두 배는 걸리는 시간,
거기에 컨디션 난조까지. 결국 현실은 계획과 완전히 어긋나 버리고, 하루 공부를 마무리하며 오늘도 말한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학교에서 나는 학생들에게 자주 말했다.
“자습 시간은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야.”
“너희가 부족한 걸 찾아서 보충해야지.”
하지만 학생들은 대부분은 학원 숙제를 하거나, 수업 필기를 다시 예쁘게 정리하거나, 혹은 아무 페이지나 펴놓고 ‘공부하는 척’을 했다.
그걸 보며 속으로 답답해했다.
‘요즘 학생들은 자기 주도적 학습을 왜 이렇게 못하지?’
하지만 지금은 너무 잘 안다. ‘부족한 걸 찾아보라’고 쉽게 말했었지만, 막상 해보니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알아차리는 일,
그게 공부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이었다.
이건 나이의 많고 적음 때문도, 노력 부족 때문도,
미디어 중독 때문도 아닌 것 같다.
자기 주도적 학습이란,
자신을 점검하고, 필요한 명령을 내리고,
그 명령에 따라 스스로를 조절하는 일이다. 즉, 자기 자신을 상사이자 직원으로 두는 셈이다. 그래서 버겁다. 시키는 사람도, 혼나는 사람도 나니까.
더하여 범인(凡人)은 자신의 역량을 잘 모른다. 나는 하루에 인강 세 개쯤 듣고, 자료 80장은 볼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강의 하나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거리고,
자료 20장만 읽어도 기운이 빠진다. 애초에 비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니 실패는 당연했다.
“공부는 하는데 왜 성적이 안 오를까요?”
안쓰러웠던 학생의 질문을 이제는 나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다.
그래도 또 세우고, 또 무너지고,
그 과정을 견디는 게… 그게
자기 주도인 걸까?
운동할 땐 자기 관리가 어려워서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는다. 공부도 다르지 않다. 매일의 집중과 조절, 그건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만약 의지력을 살 수 있다면, 나는 정기 구독할 거다.
아마 품절이겠지만...
다음 주 화요일 7시
"체력은 실력. 과연 사실일까?"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