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말해요.
바람은 방향이 없다고.
하지만 난 봤어요 —
조심스럽게 방향을 틀어가는 바람을.
한 송이 꽃 때문에요.
그 꽃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어요.
소리치지도 않았고,
지금이 봄인지 끝인지조차 몰랐죠.
그저 그 자리에 있었어요.
뿌리가 조금 드러난 채로,
시간에 져버리지 않으려 애쓰며.
호기심 많은 바람은
한 번,
또 한 번,
그리고 다시 한 번 —
그녀가 아직 거기 있는지 확인하듯 스쳐갔어요.
이상했어요.
거의 느껴지지 않았지만,
둘이 마주할 때마다 공기가 달라졌어요.
마치 세상이
잠시 멈춘 것처럼 고요해졌고,
침묵이 이렇게 말하는 듯했죠.
“아무도 몰라도, 난 너를 알아봤어.”
그녀는 서두르지 않았어요.
바람이 다시 올지 몰랐지만,
그래도 조심스레 몸을 같은 방향으로 기울였죠.
그저 다정해서.
그저 느껴졌기에.
가끔은요 —
닿지 않아도
누군가 곁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함께 걷는 거예요.
그리고,
바람이 조용히 물었을 때,
그녀는 마음속으로 웃었어요.
그리고,
그 자리에 머물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