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속의 아이
모든 게 사라지기 전엔,
세상엔 색이 있었어요.
금이 간 접시와 세라믹 바닥이 있는 작은 집 안에는
한 가족이 살고 있었죠.
너무 평범해서 이야기로 남기엔 부족해 보이는 그런 가족.
하지만 그 시절의 그 가족은,
한 소녀에게 사랑을 믿게 해준 전부였어요.
아빠는 자전거를 타는 영웅이었어요.
이상한 앞치마를 두르고, 머리카락엔 토마토 소스 향기를 담은 채
새로운 요리를 만들고,
딸을 데리고 바다를 보러 갔어요.
악몽이 찾아오면 함께 잠들어 주었고,
눈으로 웃었어요.
곧 끝이 올 걸 아는 사람처럼 —
그럼에도 매 순간을 소중히 살아낸 사람이었죠.
엄마는 예쁘고 생기 넘쳤어요.
작게 노래 부르며, 바닥을 쓸며 춤을 추던 사람.
그녀의 눈에는 딸에게 그대로 전해진 빛이 있었어요.
모든 걸 다해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깃드는 특별한 빛이요.
두 사람 사이엔
영혼으로 이어진 사랑이 있었어요.
때로는 다투고,
때로는 아빠가 엄마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지만 —
그는 딸에게만큼은 언제나 다정했어요.
너무 어렸던 딸은
빈자리를 이해할 수 없었기에,
있는 것들만 보았어요.
특별한 스파게티.
창가로 비추던 햇살.
자랑스럽게 손잡고 데려가던 아빠.
일요일 오후, 웃음소리가 가득했던 엄마.
그래서 그 아이는 잠시 동안 믿었어요.
세상이 안전한 곳이라고.
왜냐면, 그림자가 찾아오기 전 —
그녀는 사랑을 받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