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자각하며 살아가는 건 좋은 걸까, 나쁜 걸까?
며칠째, 이 질문이 내 안에 머물러 있다.
스스로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건 분명한 축복이다.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것들과
스쳐 지나가는 감정들,
속삭이는 것들과 외치는 것들까지도 알아채는 능력.
하지만 때로는, 그 맑은 자각이
오히려 감정 자체로부터 나를 멀어지게 하는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나는 요즘, 나 자신을 알아가는 일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내 감정의 패턴을
언어로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스스로를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깊이 느끼지만, 눈이 멀진 않는다.
사랑, 희망, 분노, 슬픔이 몰려올 때에도
그 안에 잠기기보단 한 발짝 떨어져 나를 바라볼 수 있다.
나는 나를 듣고, 평가하고, 끊임없이 질문한다.
나는 그저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내 감정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 아름다움에 대한 감탄
— 지적인 교감에서 오는 위안
— 영혼의 연결
— 어떤 존재가 주는 상징적인 평안
마음이 움직이고 있을 때에도
현실과 이상화의 경계를 인식하고,
이름 붙이고, 되묻고, 다시 바라본다.
나는 부정 속에 살지 않는다.
내면의 환상에도, 외부의 서사에도 쉽게 휘둘리지 않는다.
또한, 내가 느끼는 감정은
쉽게 정의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때때로, 오해받을까 두렵다.
내가 느끼는 건 순수하지만
세상은 그것을 그렇게 보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언제나 신중하게 선택한다.
어디에 글을 쓸지,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숨길지,
무엇을 암시하고 무엇을 간직할지.
나는 예쁜 말에 숨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마주 본다.
미화하지도, 그렇다고 스스로를 해치지도 않는다.
그리고 실수했을 때조차,
그 속에 빠지기보다
나는 아직 ‘성장하는 중’이라는 사실을 기억한다.
나는 말의 한계를 안다.
말할 수 있는 것과,
그저 ‘느껴져야만’ 하는 것의 차이를 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쓴다.
마치 유리잔을 손에 들고 있는 듯한 마음으로
단어를 고르고 또 고른다.
왜냐하면, 내가 쓴 말이
누군가를 움직일 수도,
상처 입힐 수도,
치유할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감정을 자각하며 살아가는 건
과연 좋은 걸까, 나쁜 걸까?
내 마음은 늘 부정 속을 걷는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깊은 믿음을 품고 있다.
가끔은
지나치게 자각하는 내가
어떤 ‘역할’을 연기하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내가 하는 모든 선택에는
‘무게’가 있다는 것을.
그래서 다시 질문하게 된다.
이 명확함은
쉼터일까, 감옥일까?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잊지 않기 위해 쓴다.
이 글은 오직 나를 위한 기록.
나의 의식에 대한 이야기다.
좋은 걸까, 나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