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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푸른 Sep 15. 2023

비슷한 조건의 사람

연애를 하다 보면 서로의 지인들과 식사를 하는 자리가 종종 생길 때가 있다. 친한 친구들이나 학교 선후배, 직장 동료들을 소개받는 자리가 생기는데 불편한 자리지만 서로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참석하게 된다.


처음 사람을 만나면 통과의례 같은 자기소개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서로가 처음이기에 이것저것 궁금한 것들을 질문하고 알아가는 시간을 갖게 되는데 어디서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부터 시작해서 학교는 어디를 나왔고 무엇을 전공을 했고 학업은 어디까지 마쳤고 무슨 일을 어디서 하는지.

대화 중 겹치는 것이 있으면 대화가 또 이어지고.. 이런 시간들을 두세 시간 보내고 나면 진이 빠지고 기분은 울적해진다.


개인사를 늘어놓을 때면 내가 회사 면접 보는 자리에 와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사람들과 비교가 될 때면 기분이 다운이 되어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만나던 사람과 나의 학력이 차이 날 때 더 의기소침해지게 되는 것 같다. 대화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끼어들지 못해 가만히 듣기만 할 때 자리를 지키고 있기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서로의 지인들에게 만나는 사람에 대해서 소개해 주고 싶은 마음은 이해를 하지만 어느 순간 불편해져서 하나 둘 거절을 할 때면 그 사람과의 사이도 점점 멀어지는 것을 느꼈다.


제일 가깝고 자주 만나는 친구 한 두 명 정도가 내 성향에 잘 맞았는지도 모르겠다. 만나는 사람과 성향 차이었는지 나는 다수의 사람들보다 소수의 사람들이 편했고 오래 만나온 사람들이 더 편했다.


가족들을 소개하거나 경조사에 초대하거나 참석하는 것도 진지한 만남이 지속되었을 때나 가능했고 모든 만남이 나에게는 조심스러웠다.


다수의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나는 그 사람을 따라가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그 사람에게 많이 맞춰주고 싶었지만 내 그릇 안에 담기에는 많이 벅차서 놓아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비슷한 조건의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을 만날 때 편안함을 느꼈던 것 같다. 너무 높지도 않고 너무 낮지도 않게 같은 높이에서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늘아래

나무와 나는 평등하다


산아래

꽃과 나는 평등하다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도 똑같고

따듯한 햇빛을 쬐이는 것도 똑같다


세상 만물은 고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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