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나는 오래전부터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너는, 줄곧,
나를 보지 않는다.
말 한 마디,
시선 한 번,
그 무엇도 나를 향하지 않는다.
네가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고,
그 사람을 향해 웃었을 때.
쓰라렸다.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서
아스팔트에 쓸려버린 다리의 상처처럼.
돌아오지 않는 흐름.
나 혼자만의 회로.
어딘가로 계속해서 흐르는 쓰린 감정.
질투.
갑작스러운 건 아니었다.
서서히, 아주 천천히, 스며든다.
나를 향해 있지 않음을 부정한다.
참는다.
어느 순간,
흘려보낸 내 감정이 더 이상 돌아오지 않는다.
영영 닿지 않을 것임을, 알아차린다.
질투는 감정의 파동이 아닌,
정전기의 고립된 진동이 된다.
전하는 홀로 존재할 수 없다.
그 균형이 깨진 상태.
질투다.
내 마음 속 전하는 쌓여만 간다.
너를 향한 전위차는 커져가지만,
닫혀있지 않은 회로에는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
질투는 마음의 트랙에서 벗어나 버렸음에 대한 자각이다.
네 마음이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겨졌고,
나는 그 흐름에서 배제되어 있다는 사실.
나만의 진동,
나만의 발화,
나만의 착각,
그리고 그것을 인지한 이후의,
작은 분해.
애써 외면한 감정이 아니다.
애초에 흐르지 못한 감정이다.
절연체 속에 갇힌 전하처럼,
갈 곳을 잃은 에너지는 내부에서만 맴돈다.
전압은 방전되지 못하고,
터질듯이 쌓여만 간다.
하지만 흐름은 없다.
너는, 내게 반응하지 않는다.
구름 속의 머무르는 번개처럼,
방전할 곳을 찾지 못한 전하는 스스로를 태운다.
어떤 날은 작은 스파크가 튄다.
네가 던진 무심한 말 한마디에,
내 안의 축적된 전하가 순간적으로 터져나온다.
예상치 못한 날카로운 반응,
어색한 침묵,
돌아선 뒷모습.
그 짧은 방전.
그리고, 더 깊은 고립 속으로 빠져든다.
질투는 나쁘지 않다.
사랑의 또 다른 형태이고,
감정의 회로 안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증거다.
전하는 에너지다.
모든 에너지는 보존된다.
사라지지 않고, 변환될 뿐이다.
흐르지 못해도,
그것이 나임을,
그 진동이 내가 살아 있음을 말한다.
질투는 언젠가 흐른다.
지금은 막혔지만,
지금은 외면 속에 있지만,
사라지지 않는다.
도체가 나타나면 전류는 흐른다.
저항이 작아지면 에너지는 이동한다.
영원한 절연체는 없다.
충분한 전압에선,
전류는 결국 길을 찾는다.
시간이 흐르면, 전하도 옮겨간다.
전위차는 언제나 변한다.
감정도 마찬가지다.
나는 기다린다.
네가 아닌,
내 안의 균형을.
다시 흘러갈 수 있는, 작은 틈을.
그 흐름은 너를 향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다른 방향으로, 다른 회로로,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연결로.
너는 지금도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나는 지금도 이곳에 있다.
하지만, 이제
그 기다림의 시간은 정지된 시간이 아니다.
흔들리면서,
나는 나를 조금씩 되돌린다.
감정은 언제나 흐른다.
언제나, 어딘가로 옮겨간다.
전하는 평형을 찾아 흐른다.
우주의 모든 힘이 그렇듯,
질투도 균형을 향해 움직인다.
오늘도, 내 안의 작은 전하 하나를 품고, 조용히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