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는 작은 책방이 하나 있다.
눈에 띄는 간판도 없고
참고서와 문제집이 더 많이 쌓여있는
독특하다거나 특별한 무엇을 품은 곳도 아니다.
문 앞을 지나다가
그냥 한번 들어가 볼 수 있는 곳.
들어가 보면
구석에 몇 권의 책들이 놓여 있고
잠깐 서서 책장을 넘겨보다가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나올 수 있는
무심한 듯한 그런 책방이 있다.
브런치에 멤버십 기능이 생겼을 때
나도 내 글들을 멤버십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새로운 기능이 생기면
한 번쯤 사용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
어쩌면 조금 더 눈에 띄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내 글을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읽어 주면 좋겠다는
작은 마음도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올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 글들이 굳이 이렇게 닫힌 곳에 있어야 할 글들일까.
멤버십 글은
구독한 사람만 읽을 수 있다.
문이 닫힌 책방이다.
조금 더 안정적이고
조금 더 조용한 공간.
하지만 닫힌 문은
그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밖으로 향하는 것을 막는다.
내가 쓰는 글은
특별한 지식을 설명하는 글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담은 글도 아니다.
그저
하루를 살다 떠오른 생각들이
천천히 문장으로 흘러나온 것에 가깝다.
이런 나의 글이라면
문이 열린 책방 안에 있는 것이 훨씬 더 어울린다.
무심히 들어왔다
무심히 나갈 수 있는
문이 열려 있는 사소한 책방.
누가 읽을지 모르고
누가 그냥 지나칠지 알 수 없지만,
공기 속으로 퍼져 나가는 작은 파동처럼
누군가에게는 닿지 못하더라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닿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세상이라는 곳이
원래 그런 모습이 아닐까.
내 글이 놓인 이 사소한 책방은
누군가가 우연히 들어와
잠깐 머물다 갈 수 있는
작은 공간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래서 나는
열려 있는 사소한 책방이 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