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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야옹 Nov 24. 2019

4화. 난로와 고양이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에게 ‘행복추구권’이 있다고 명시한다.

그래. ‘행복의 추구’는 권리다. 


매사 다짐을 하는건 의무 혹은 굴레이지 권리가 아니다.

대학 가서 행복해질거야

연애해서 행복해질거야

돈 벌어서 행복해질거야

명품 사면 행복해질거야

적성에 맞는 일을 해야 행복해질거야...


영원히 행복을 추구하며 목말라하는 건 

권리가 아니라 저주다

만족하기 무섭게 또 다른 결핍이 느껴지고 

달리는 속도보다 빠르게 결승선은 멀어진다


‘소확행’도 의식적으로 주문을 외다보면 굴레가 되기는 마찬가지다

남들은 짧은 여행, 달콤한 디저트에도 행복을 느낀다는데 

나는 왜 그러지 못하지?

나도 그래야 하나?

인스타그램에 ‘#소확행’ 해쉬태그를 달려면 오늘은 뭘 해야 하나.

열심히 추구할수록 진정한 소확행과는 멀어진다. 


고양이들은 의식적으로 결심하지 않아도 사시사철 소확행이다.

겨울엔 따뜻한 불을 쬐면서

여름엔 시원한 바람을 쐬면서

대확행이든 소확행이든

행복을 ‘추구’하지 않고 ‘음미’하는 야옹이들이 부럽다. 

(너희도 나름대로 삶의 고충이 있을 텐데 몰라준 거라면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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