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인 생활을 하자!'' 모르긴 몰라도 이 비장한 구호는 일상적 다짐 리스트 톱텐 안에 들어갈 것. 나도 다이어리에 끄적이고 실패하기를 수십번 반복해봤다.
보통 규칙적 생활은 시계를 기준에 두고 이루어진다. 이를테면 6:30에 기상하고 하루에 한시간 운동을하고 11:30에 취침을 하는 등등.
이번 촬영에서 나는 매우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시계가 아닌 물을 기준 삼는다. 물때에 맞춰 배를 몰고 고기를 잡고 바다체험 관광객을 맞는다. 자연의 시계는 인간의 시계와는 달라서, 매일 30분씩 하루의 시작점이 차이난다. 여름이면 6시도 전에 일과가 시작된다.
어민이라 불리는 사람들. 어민이란 말에선 경멸조가 느껴진다던, 어업인이라 불러달라던 사람들.
어업인이란 말도 그들을 진정으로 표현하진 않는다. 인간의 시계가 아닌 자연의 시계를 따르는 그들을 뭐라 부르면 좋을까. 해민? 해인?
규칙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지만 그 규칙의 기준마저 사람, 타인을 따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자기만의 규칙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모두 존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