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고 있는 걸까
내가 잘 살고 있나.
그런 고민을 할 수 있다는 건,
이미 여력이 있다는 뜻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숨을 잇는 데 급급하다면,
그런 질문은 떠오르지 않겠죠.
그러니 잘 살고 있나를 묻는 순간 자체가,
삶이 조금은 나아졌다는 증거 같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월세 몇 만 원,
구두 굽을 수선해야 했던 몇 천 원,
라면 값 몇 백 원에도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버스비가 모자라 발걸음을 멈추던 날.
마트 계산대 앞에서 물건을 내려놓던 순간.
그때의 저는 늘 계산기를 두드리며 하루를 버텼었어요.
지금은 조금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약을 먹고, 저를 들여다보고,
다르게 인지하려 애쓰는 모든 과정이
그때보다 삶이 나아졌다는 증빙 같기도 하더라고요.
이제는 혼자의 힘으로
제 생존 이상을 책임질 수 있는 것 같아서요.
그렇다고 모든 게 괜찮아진 건 아닙니다.
여전히 흔들리고,
여전히 버겁습니다.
가끔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가도,
절 믿지 못하는 저는 곧 다시 묻게 돼요.
잘 살고 있는 걸까.
아직도 나는 그 질문 속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 질문을 품고 숨 쉬는 그 자체가
지금의 나를 말해주는 방식일지도…
하지만 몇 번을 다시 돌아와도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