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달 전, ‘그들이 사는 세상'이라는 드라마를 보다 그만두었다. 너무 슬퍼져서 하루 종일 건강하던 나도 시들시들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도 다시 볼 용기가 나지 않았는데, 이틀 전부터 시작, 지금 이 순간 딱 마지막 회를 끝냈다.
엉엉 통곡을 하며 울다가, 미친 듯이 낄낄 거리며 웃다가, 고개를 끄덕끄덕 하다가, 옆에서 보면 제정신이 아닌 사람으로 보였을 것이다.
내가 이렇게 빌 테니 한 번만 만나 달라는 말을 해 본 적 있는가? 언제 올 지 모르는 집 앞에서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려 본 적 있는가? 난 있다!
지금도 친구들이랑 얘기하면 1. 그건 정말 미저리 수준이었어. 2. 꿈에 나올까 무섭다 얘. 3. 넌 자존심도 없는 거니?
1, 2, 3번을 3단 콤보로 연속적으로 읊으며 나의 기를 죽인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때 그렇게 한 것이 잘 한 행동이었다고 믿게 되는 건 왜 일까.
만약 그때 자존심 때문에 '내가 이렇게 빌께'라는 말은 삼켰다면, 만약 그때 너무 초라해 보일 자신이 두려워 매일 집 앞에서 기다리는 걸 관뒀다면,
1. 사랑을 얼마나 소중히 해야 하는지 깨닫지 못했을 꺼고
2. 자신이 더욱 단단해질 수 있는 기회를 놓쳐 버렸을 거다.
상처는 더욱 빨리 회복하게 하고, 사랑은 더욱 굳건하게 만드는, 지혜를 얻은 공부인 거다. 돈 주고도 못한다는.
아련하고 뜨끈뜨끈한 가슴 때문에 쉽게 잠들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자자.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