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조아름 2019 여덟 번째
엄마는 불안해 보였다.
택시 아저씨는 우릴 거기에 떨어뜨려 놓고 사라졌다.
거긴 엄마가 원한 행선지가 아니라는 것을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엄마가 왜 거기서 굳이 내렸으며, 엄마는 왜 도착해야 할 장소를 잘 알지 못했던 건지, 그런 것 까지 헤아리기엔 나는 너무 어렸다.
나는 아직 초등학교 입학 전이였고, 1980년대 후반일 것이며, 장소는 안동, 더 정확히는 안동댐 근처 자정이 넘은 깊은 밤이었다. 어둠이 짙고 깊어 한 치 앞이 내다 보이지 않았고, 물이 떨어지는 어둠보다 깊은 소리가 가슴을 때렸다.
왜 우리는 인적 없는 댐 근처에 있는 건가. 엄마는 대체 무슨 실수를 저지른 건가.
나는 무서웠지만, 엄마가 무서워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나의 무서움 같은 건 표현할 수 없었다. 엄마가 무서운 거면 진짜 무서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내 생각의 엄마는 ‘강한 사람’이고, 셋째 이모가 말하는 엄마는 ‘독한 사람’이었다.
엄마가 두려워하는 모습을 태어나 처음 본, 그 순간 그 장면이 아직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아무도 없고, 바람이 차고, 누군가에게 삼켜진 듯 어둡고, 등줄기를 타고 소름이 바짝바짝 돋는 그 댐 주변과, 다른 택시를 찾아 발을 동동 거리며 걷던 엄마의 날카로운 구두굽 소리.
엄마는 내 손을 꽉 쥐어줬을까, 내가 엄마의 불안을 헤아렸듯, 엄마도 내가 떨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렸을까. 음, 나를 지켜주려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