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하고 소중한 기억

by 피츠로이 Fitzroy

다짐을아끼고바램을말하다. 님의 말 :
아까 버스에서내려서

다짐을아끼고바램을말하다. 님의 말 :
누나아지트가려고했는데

다짐을아끼고바램을말하다. 님의 말 :
문이잠겨있었어요

미안해 님의 말 :
어 진짜?

다짐을아끼고바램을말하다. 님의 말 :
허락안받고가서그래요?

다짐을아끼고바램을말하다. 님의 말 :
ㅎㅎ


내 아지트는, 그에게만 살짝 알려줬던 아지트는 하늘과 구름이 참 잘 보였었다. 우리는 거기서 컵라면을 먹고 다음 수업이 있을 때까지 가만히 바닥에 앉아 시간을 때우곤 했다. 서른몇 살에 여기에 다시 오자는 이야기도 나눴던 것 같다. 2006년이었다.
2016년 4월 29일, 그러니까 10년이 지나 그곳을 다시 방문했었다. 나는 그때 그 장소에서 그를 떠올렸었던가.
내 기억도 그의 기억도 우리의 약속도 다 잊히지만 그 장소는 우리를 기억하겠지. 우리뿐 아니라 그곳에 왔던 수많은 사람들의 작은 추억까지 다 알고 있겠지. 그렇게라도 생각해서 잊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위로를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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