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떡

일 년에 세 번 엄마를 만나지요

by 피츠로이 Fitzroy

나는 그다지 까다로운 성격이 아닌데 요맘때만 되면 그땐 왜 그랬나 생각이 드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명절 차례상였는지 엄마 기일 준비였는지 잘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름 시장에서 고르고 또 골라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들을 주욱 늘어놓고 상을 차리고 있었다. 그런데 네모 반듯하게 있어야 할 떡이 부스러져서 있는 게 아닌가. 모세가 강을 가르듯 떡이 쩍 갈라져 있는 모습에 순간 울컥한 마음이 들어 괜히 아버지한테 성질을 부렸다.
"이거 왜 이래요? 아빠가 들고 올 때 부서진 거 아니에요? 어떡해 이거!"
가시 돋친 말을 홱 내뱉고 내가 뱉은 말의 차가움에 놀라 황망히 부엌으로 뒷걸음질 쳤는데, 식탁 위로 눈물이 똑똑 떨어졌다.
'우리 엄마가 먹을 음식인데....'
실제로 엄마는 없고, 엄마가 정말로 먹으러 오는지도 모르는, 단순한 의식 치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그렇게까지 예민하게 군 모습이 우스꽝스럽기도 하여 이 기억이 자주 떠오르곤 한다. 쏘아붙이던 말에 돌아오던 아버지의 흔들리던 눈빛과 함께. 나는 아버지에게 좀처럼 대들거나 화내는 일이 없으므로.
추석 연휴의 막바지. 전 내일부터 시작입니다. 명절, 언제부턴가 좋은 기억이 별로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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