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약을 드세요

오늘의 행복

by 피츠로이 Fitzroy

오늘 자 행복의ㅎ은 두통이 사라진 것!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두통이 감지되면 그 날은 망한 거다!

엄마를 떠올리면 머리가 아프다고 자주 누워 있었던 게 제일 많이 생각난다. 두통이 자주 그녀를 괴롭혔다. 내가 옆에 있으면, 아픈데 정신 사나우니까 좀 나가 있으라고 했다. 내가 엄마에게 느꼈던 것처럼 나의 두통이 주위 사람을 쓸쓸하게 할까 봐 무섭다.

2016년 머리가 깨질 듯 아팠던 날, 응급실에 내 발로 기어갔다가 뇌종양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왔다.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던 튼튼함을 늘 자랑으로 여기며 살았기에 충격이 더 컸다. 머리 여는 수술을 하고 깨끗이 제거하고 나왔지만 두통이 생기면 또 종양이 자라는 게 아닐까 겁부터 난다.

일어나서, 출근하면서, 회사에 도착하고서 까지 두통이 관자놀이에 매달려 있었는데, 타이레놀 두 알을 털어 넣었더니 점심시간에 맞춰 딱 사라졌다.
아, 그 행복함이란.

언젠가 두통이 너무 힘들다고 울먹이자 의사 선생님이 말했었다. 두통이 절정에 달했을 땐 어떤 약을 먹어도 잘 안 듣는다고. 두통이 올랑 말랑 아 이거 시작되겠어 싶을 때 빨리 약을 먹어야 한다고. 그래서 나는 안 참는다.
배고픈 것도 가끔 참고, 쇼핑 유혹도 자주 참는데, 두통약 먹는 건 안 참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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