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28년 전에(와, 내 나이!) 아코디언을 연주하던 초딩 조아름 어린이는 실로폰이나 작은북을 치는 다른 친구들을 엄청 부러워했었다. 내 아코디언은 무거웠고 어딘가 촌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쨌든 그것은 신기하고 눈에 띄는 물건인 것만은 확실했는지 모두들 지나가며 한 마디씩 했다.
“어이쿠 야, 나도 그거 한 번 들어보자.”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날은 일주일에 한 번 전교생이 모이는 조회가 있는 단 하루뿐이지만, 따분하고 졸린 얼굴로 줄 맞춰 서있는 쪽이 아닌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는 무대 쪽에 위치해 있다는 것에 약간의 당당해지는 마음이 있었다.
애국가나 교가, 행진곡 같은 아주 단순한 멜로디 라인을 연주했지만, 합주부의 연습이 있던 날에는 반장 선거라도 출마하는 사람처럼 비장한 마음으로 악기가 있는 음악실의 문을 밀고 들어갔다. 그럼 내가 항상 1등이나 2등이었다.
4학년에 다른 학교로 전학을 와 왕따가 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는데 유일하게 잘하고 또 재미를 느꼈던 것이 아코디언 연습이었다.
초등학교 졸업 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아코디언을 만져 보지 못했다. 도레미는 칠 수 있는 걸까. 멜로디언 불던 애들 앞에서 덩치 큰 빨간 아코디언을 매고 우쭐거리며 뽐내던 조아름은 ‘찬실이는 복도 많지’ 영화를 아주 재밌게 보았다.
스포 하기 싫지만 영업하기 위해 좋았던 대사 두 가지만 남겨본다.
1 제가 멀리 우주에서도 응원할게요
2 나는 오늘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아. 대신, 애써서 해.
내가 못 하는 일 해주는 (영화 만드는) 사람들 너무 감사하다. 무료로 보기 미안해서 데이터라도 켜고 봐야 하나 고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