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칭찬받고 싶은 어른

by 피츠로이 Fitzroy

따뜻하고 햇빛 좋은 겨울날에 외근 나오면 기분이 좋다. 오늘이다.
무시무시한 코로나 시대에도 불구하고(우리 아빠는 작년부터 미용실을 안 간다, 그런 시대다!) 사람들이 북적대는 근사한 카페가 보이길래 와, 나 빼고 사람들 다 여기서 놀고 있었네, 배 아파하며 들어가 봤다.
감추려 해도 고급짐이 숨겨지지 않고 흘러나오는 그런 카페였다. 그런데 주문받는 직원의 전문성과 인내심은 더욱 노올라웠다. 메뉴를 골라주고 메뉴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다음에는 어떤 메뉴를 선택해야 하는지 한 사람에게 오분 씩 설명하고 있었다. 속으로는 저기 빨리빨리 해주지 않으련, 하며 한쪽 다리를 떨면서도 내 앞사람에게 하는 이야기를 또 열심히 들어봤다. 내가 십 년 넘게 서비스직에서 있어서 아는데 저건 진정한 고수, 서비스 정신에 무장되어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와, 존경심이 일었다. 과거를 돌이켜 보며 약간의 반성의 시간도 가졌다.
(너무나 오래 기다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아이스 카페라테를 시키자 당연히 원두는 00로 00하시죠? 이래서, 그게 뭐고, 뭔 소린지 못 알아 들었지만 으음, 당연하죠~ 하고 굳은 신념의 목소리를 냈다. 나에겐 앞사람들에게 말한 것처럼 이렇다 저렇다 세세한 설명이 없길래 뭐야 나는 금방 끝나네, 괜히 아쉬워하고 있는 찰나 그가 말했다.
“최근에 말이죠, 주문할 때 웃으면서 말하시는 분을 거의 못 봤거든요.”
아이 참 어쩔 수 없이 막 입꼬리가 올라가고 기분이 좋아서 새사람이 된 것처럼 발랄하게 걸어 나왔다.
나 칭찬받았잖아.
칭찬은 뭐다. 고래도 춤추게 한다.
여러분 제가 제일 잘하는 게 웃는 겁니다. 전 운전도 못하고 산수도 못하고 끈기 있게 하는 것을 제일 못하는데, 웃는 건 잘하죠.
나에게 칭찬의 말을 던져준 그분의 용기에 감사해서 감사합니다, 저는 더욱 웃고 살게요.

늘 칭찬받고 싶은 으른이. 썼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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