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어, 오늘 덜 열심히 했어

by 피츠로이 Fitzroy

내가 무슨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최근 약간 슬럼프 같은 게 와서 뭐든 열심히 하고 싶지가 않았다.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다.


글도 한 글자도 쓰기 싫고, 훌라도 한 발자국도 움직이기 싫고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것들이 조금도 하고 싶지가 않았다. 좋아하던 것도 하기 싫어졌는데 일이라고 하고 싶었을까, 너무 출근하기 싫은데 돈은 벌어야 하니 억지로 회사 책상에 앉으면 또 지나치게 열심히 하고 있는 내가 싫어서 부르르 떨렸다.


열심히 살기 싫은데,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살 거냐고 꿈속까지 쫓아와 괴롭히는 나.

시간 같은 거 신경 안 쓰고 휴일엔 늦게까지 자고 싶은데, 늦잠이나 자고 허송세월 할 거냐고 꿈에 나타나는 나.


내가 나 때문에 너무 피곤했다. 체력은 바닥을 치고 아무것도 안 하는 주제에 마음의 여유 같은 건 1도 없었다.

일은 70프로만 하는 거라고 나머지 30프로는 나를 위해 남겨둬야 한다는 글에 열심히 밑줄을 그으며 집에 와도 잠시 딴짓을 할 수 있는 체력이 남아 있는 날에는 스스로 칭찬했다. 잘했어, 오늘 덜 열심히 했어!, 하면서.


그러다 오늘 거의 한 달 만에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자고 일어 나니 그랬다. 글도 쓸 수 있을 것 같고, 훌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은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과 상관없이 그냥 해야 하지만)

그래서 글과 훌라 둘 중에 고민하다가 훌라 수업을 째고 글을 하나 업로드했다. 그러니까 한 번 씩 읽어 봐 주었으면 좋겠..... ㅜㅜ

다음번 훌라 수업은 꼭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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