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1위, 케이팝(K-POP)을 만드는 사람(上)

안 궁금한데 좋은 사람 #9 장하나

by 피츠로이 Fitzroy


<안 궁금한데 좋은 인터뷰>

안 궁금한데 좋은 사람 #9 장하나




빌보드 1위, 전 세계에서 열광하는 케이팝(K-POP)을 움직이는 사람(上)




아침에 근처 공원을 뛰다가 나이가 꽤 많아 보이는 할아버지와 (의도치 않게) 함께 음악을 들었다. 벤치에 앉은 할아버지의 구식 카세트 플레이어에서 꽤 큰 볼륨으로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음악은 할아버지들이 들을 법한 음악 보다 한 세 대쯤 더 전 일 것 같았다. 그러니까 와 대체 저건 언제 적 노래야 싶은 깊은 거리감이 있었다.

나는 그 장면이 꽤 인상에 남았는지 집에 돌아와 남편에게 이야기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왜 요즘 노래는 안 좋아하는 걸까. 오늘 본 할아버지는 트로트보다도 더 옛날 음악을 듣더라고. 나도 나이 먹으면 트로트만 찾아 듣게 되는 걸까.

남편이 답했다. 자기가 어렸을 때 듣던 추억의 음악을 찾아 듣는 거 아닐까.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 듣던 음악이니까 더 오래 전이겠지.

왓?, 눈이 확 뜨였다. 그렇구나.

나는 'Ref'나 '룰라'를 듣겠구나 생각했다.


김이나 작사가가 최근 방송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 중학교 때쯤 즐겨 듣던 음악이 내 평생의 음악 취향을 좌지우지한다고. 과학적 연구가 있는 모양인데 거기까진 잘 모르겠고 내가 중학교 때 듣던 노래들이 떠올랐다. 스파이스 걸스, 백스트리트 보이즈, NOW 3집. 미국 음악 전문 케이블 MTV에서 나오는 모오든 음악들(하교 후인 딱 오후 4에서 6시 사이의).

친구들이 HOT 캔디를 외치며 토니가 짱인지 강타가 짱인지 침 튀기며 싸우고 있을 때, 나는 MTV에서 본 충격적인 뮤직비디오를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퀸 멤버들의 하얀 타이즈와 (우리 학교 교복에 신던 하얀색 스타킹 보다 더 하얬다) 스탠딩 마이크를 부수는 프레디 머큐리의 정신 나간 것 같은 모습(퍼포먼스겠지).

중학교 때 들은 것이 평생의 음악 취향을 결정하는 게 정말 맞는 건지, 사회에 갓 데뷔한 나는 첫 직장의 회식 자리, 그러니까 회식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노래방 타임에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선곡하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젠 장하나의 얘기다. MTV 시절 자주 보았던 TLC는 장하나의 (음악) 인생에 큰 영향을 끼쳤다. TLC로 음악에 입문하고, 현재 세계에서 가장 핫하다는 케이팝(K-POP)을 만들고 있는 그녀.

아이돌 1세대 개막과 함께 사춘기가 시작, 나는 벌써 마흔이 코앞인데 아이돌은 (지금은 몇 세대라 불리는지 모르지만) 여전히 10대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아이돌의 식지 않는 인기는 장하나 같은 사람이 식지 않고 뜨겁게 일하기 때문이다. 자기 일을 너무 좋아하면서.



에이미: 자신을 소개하면서 A&R 이란 직업을 지금까지 엄청나게 많은 분들에게 알려 주었을 것 같은데, 이 직업을 사람들이 어떻게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요?


장하나: A&R은 Artist & Repertory의 약자예요. 아티스트에게 맞는 레퍼토리를 찾아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레퍼토리라는 말 요즘 잘 안 쓰긴 하죠.

가수에게 어떤 음악과 콘셉트가 어울릴지 생각해서 장르, 키워드를 정하고 그에 맞는 노래를 찾아서 골라주는 거예요. 곡 섭외 외에도 요즘은 범위가 꽤 넓어져서 뮤직비디오, 사진, 안무, 패션 이런 것까지 통틀어 다루기도 합니다. 요즘 케이팝이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발전하다 보니까 일이 계속 늘어나는 것 같아요.

우스갯소리로 제가 이야기하고 다니는 A&R 의미는 아티스트 & 레퍼토리가 아니라 어시스트& 리바운드(Assistant & Rebound)예요. 음반 작업을 하다 보면 정말 어시스트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거든요, 잡일, 허드렛일 같은 거요. 그리고 리바운드는, 뭔가 잘 못 돼서 공이 튀겨져 나왔을 때 그걸 다시 잡아서 볼로 잘 연결시켜야 하기 때문이에요. 저 혼자 그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럴듯하죠?



에이미: A&R은 어떤 자질을 갖춘 사람이 잘 혹은 쉽게 할 수 있을까요?


장하나: 음악을 깊게, 넓게 알고, 지식과 열정이 있어야 하는 것 너무 중요하죠.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A&R의 기본 자질은 두 가지인 것 같아요.

첫 번째, 처음 보는 사람과 이야기를 잘 할 수 있느냐.

저에겐 새로운 사람을 발굴해야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일이에요. 멜론, 사운드 클라우드 같은 데서 음악 듣고 메시지 보내서 미팅을 잡아요. 그리고 당신의 노래가 너무 좋다, 나한테도 곡을 하나 줘보겠니, 그렇지만 너의 곡이 좋아도 내가 무조건 살 수 있는 건 아니야, 이런 말들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느냐. 처음 보는 사람과도 자연스럽게 그리고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요. 음악 하는 분들이 내성적인 분들이 많아요. 대화가 어색하게 끊기는 경우가 많죠.

두 번째는 부탁과 거절을 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몇십 명에게 똑같은 부탁을 하죠. 좋은 노래 만들어 달라고요. 곡이 오면 들어보고 이번엔 거절을 해요. 죄송하지만 이번엔 안 됐습니다. 하지만 다음번에 또 부탁할 거예요. 이게 부탁과 거절의 루틴입니다.

예전엔 150곡 200곡 사이에서 한 곡 골랐다면 최근에는 500곡 중에 한 곡을 픽스 해요. 전 세계의 작곡가들이 케이팝에 곡을 싸 들고 오거든요. 거절을 잘 못하면 그분들에겐 어쩌면 희망고문이라 빠른 거절이 필요합니다.



에이미: 지금 하는 업무에서 내가 가장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반대로 여전히 어려운 것은요?


장하나: 앞에서 이야기한 자질 부분과 연결되는데, 저는 1시간 이상 수다 떨기에 자신이 있어요. 처음 보는 사람하고도 가능! 이건 절대 노력하는 거 아니고 스트레스도 받지 않죠. 성격상 말과 말 사이에 공간이 뜨는 걸 못 본달까, 아무튼 오디오가 비는 걸 못 참아요.

반대로 부탁과 거절은 아직도, 하면 할수록 어려워요. 저는 일상에서도 부탁하고 거절하는 걸 잘 못하거든요. 처음에는 전화해서 곡 달라고 할 때 손이 발발 떨렸어요.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노래를 만든 작가들의 리스트들을 받았는데, 내가 이 작곡가한테 전화를 해서 곡을 받는다고?, 너어무 긴장되더라고요.

제가 하는 일은 모래 속에서 보석 하나를 찾는 거라고 생각해요. 무조건 광범위하게 곡을 받고 그 안에서 잘 골라서 다듬어보자 하는 마음이 있죠. 때문에 최대한 많은 분들에게 곡을 부탁하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존경하고 좋아하는 노래를 만든 분에게 부탁을 할 때는 벌써 나중에 거절할 생각에 미리 걱정이 들어요. 옛날엔 회의실 잡고 들어가서 머리를 조아리면서 했어요(웃음). 지금은 그때 비하면 내공이 생겼지만 거절은 언제나 어렵고, 이것만 AI가 해 줬으면 좋겠어요, 거절 대행 이런 거.



에이미: 현재의 회사에 어떻게 입사하게 되었나요?


장하나: 음 이걸 얘기하려면 옛날이야기부터 꺼내야 해요. 어릴 때 저는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네, 가락 2동에서 노래를 가장 잘했습니다. 고등학교 축제하면 나가서 박정현 노래 불렀는데, 옆 학교에서 그걸 보고 자기네 학교에 게스트로 와달라고 할 정도였어요. 그렇게 간 게 배명 고등학교인데 거기가 박진영 씨 모교잖아요. 제가 또 큰 그림을 그렸죠. 그때만 해도 박진영 씨가 축제 때마다 자기 고등학교를 찾아가 노래를 해줬거든요. 이거슨 운명이다, 거기서 노래를 하면 박진영 씨가 내가 노래하는 것을 볼 것이다 했죠. 그런데 박진영 씨가 늦게 온 거예요. 내 무대를 못 봤죠.

그 시절엔 고등학교 축제에도 연예인들이 축하 공연을 많이 왔는데 스페이스 에이(SPACE A)가 축제에 왔다가 제가 노래 부른 걸 본 거예요. 보컬을 바꾼다고 연락이 왔어요, 다음 달에 당장 녹음하자고요.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저는 댄스그룹의 보컬은 성에 차지 않았죠. 디바의 꿈이 있었습니다. 쿨하게 거절했어요.

그 후에도 가수의 꿈은 있었지만, 주변의 만류도 있었고 울면서 꿈을 접고 본캐인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대학교를 한국에서 2년 중국에서 2년 다니고 취업을 준비하는 데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가고 싶더라고요. 음악에 대한 미련이 쉽게 접히지 않았죠.

그러다가 JYP 엔터테인먼트에서 세계화 요원을 뽑는다는 특채를 본 거예요. 비(Rain)가 월드투어를 할 때였는데 해외 활동에 도움이 될 인재를 원했죠. 사실 JYP는 내게 너무나 큰 회사였어요. 쳐다보지 못할 나무란 생각을 항상 했었고, 엔터를 가더라도 어디 조그만 회사에서 3~5년 정도 일하다가 나중에 JYP 문을 두드려야지 했었으니까요. 그런데 중국 대학을 나왔으니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지원을 해 본 거예요. 오르질 못 할 나무긴 한데 지금 잠깐 올라 볼까 하면서(웃음). 이력서를 넣었는데 덜컥 붙었어요. 면접을 보는데 사장님이 중국 말로 자기소개 좀 해보라 하더라고요. 긴장을 했지만 이럴 줄 알았기에 준비한 내용을 잘 말했죠. 당당히 합격! 나중에 알고 보니 사장님이 중국 말을 아예 모르시더라고요.

그렇게 2006년에 못 오를 나무에 올라 지금까지 있습니다. 그때의 성취감, 얼떨떨함이란…..

JYP 옛날 사옥이 청담동 골목 안에 있었어요. 배스킨라빈스 앞에서 살짝 틀면 회사가 보이는데, 그 순간이 매일 좋았어요. 와, 내가 여길 가는구나, 내가 이 회사를 들어왔네. 항상 믿어지지 않는 순간이었어요.




항상 믿어지지 않는 순간이었어요.




에이미: 음악이 없다는 건 정말 상상할 수가 없는데요, 정말 우리 삶의 곳곳에 음악이 함께 공존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한 곡의 노래가 나의 생각과 감정을, 삶까지도 송두리째 바꿔 놓기도 하잖아요. 지금껏 살아오면서 어떤 음악을 가장 많이 들었나요? 가장 좋아하는 음악은 어떤 거예요?


장하나: 어렸을 때 눈이 번쩍 뜨였던 음악이 있어요. 중학교 1학년 때 알앤비(R&B)를 처음 들었어요.

학교에서 짝꿍이 아빠가 미국에 다녀왔다고 하면서 테이프를 두 개 선물해 줬는데 그게 TLC랑 머라이어 캐리였어요. TLC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일단 워크맨에 넣고 들었죠, 와, 너무 좋은 거야. 테이프가 또 우리나라에서 파는 거랑 다르게 생겼더라고요. 고정이 안 되어 있고 플라스틱 상자를 열면 그 안에 테이프가 들어있고, 크레디트 종이가 이따만한 게 길게 들어있는데 몰라요, 어린 마음에 미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좋았던 것 같아요. 미국 냄새나는 것 같고.

아무튼 그때부터 흑인음악을 많이 들었는데 죽을 때까지 노래를 하나만 들으라 하면 저는 베이비 페이스가 만든 음악 들을 것 같아요. TLC 앨범도 베이비 페이스가 프로듀싱했어요. 지금도 베이비 페이스 노래는 전주만 들어도 마음의 평화가 느껴져요. 진짜 오래 들었던 노래들도 질리지 않고 들을 수 있어요.



에이미: 영화 ‘어바웃 타임’에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이 첫 데이트를 하는 장면이 있어요. 서로의 직업을 묻는데, 여자가 자신이 출판사에서 원고를 읽는 일을 한다고 하니까 남자가 깜짝 놀라서 말하죠. 와우, 돈 받으면서 책을 읽는 거냐고. 평소에 그냥 책을 읽으면 일하는 거 같이 느껴지냐고 장난스럽게 묻는 장면이 갑자기 기억이 났어요. 하나는 어떤가요? 돈을 받지 않고는 음악을 듣지 않나요?(웃음)


장하나: 솔직히 말하면 집에서 음악 잘 듣지 않습니다. 집에서 오히려 조용히 있는 거 같아요. 아, 음악을 듣고 싶을 때는 라디오를 들어요.

사람들이 ‘하나가 노래 좀 골라줘’ 하는 거 안 좋아해요. 그들은 저의 선곡과 다양한 플레이 리스트를 기대하지만 저는 음악을 고르는 거 자체가 사실 일인 거예요. 내가 회사에 앉아서 항상 하는 일과 똑같이 느껴져서 싫어요. 제가 라디오를 듣는 건 다른 사람이 선곡을 해주기 때문이고요.

사람들은 제가 상황에 따라 예를 들어 술 마실 때, 드라이브할 때, 독서할 때 각기 다른 플레이리스트를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런 게 없습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보다 노래를 잘 기억하지 못하고, 음악을 길게 듣지 못해요. 일하면서는 무조건 광범위하게 듣고 필터링하는 데다 앞에 몇 초씩 짧게만 듣기 때문에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절대적으로 남이 틀어주는 음악이 좋습니다. 옷 가게, 커피숍, 술집 이런 곳에서 우연히 들은 곡이 좋으면 그제야 찾아보는 정도.

이 일을 그만두게 된다면 그때는 내가 좋아하는 가수나 음악의 플레이 리스트가 생길지도 모르겠네요.



에이미: 최근에 굉장히 좋았거나 인상적으로 본 아티스트가 있다면 같이 공유해 주세요.


장하나: 이런 게 진짜 어려운 질문이에요. 기억이 안 나거든요. 음 어디 보자... 작년부터 많이 들었던 가수는 윌 스미스 딸 윌로우 스미스요. 보컬 톤이 독특하고, 윌 스미스 딸이라고 힙합만 하고 그러지 않더라고요. 펑크하고 락 기반의 음악이 좋아서 한 번씩 찾아 들었어요.

5초 듣고 끝났다, 이건 무조건 뜬다 생각했던 곡은 저스틴 비버의 Peaches(피치스)랑 도자캣의 Say so(세이 소) 였네요. 실제로 결과도 좋았고요.

안 유명했을 때부터 좋아했던 가수는 빌리 아일리시인데, 회사에서 제가 발표도 했었어요, 앞으로 너무 잘 될 것 같다고. 샘 스미스도 안 유명하고 뚱뚱했을 때 저는 알아봤죠. 된다 이 사람!



에이미: 어떤 기준으로 성공을 판단하나요? 하나에게 성공한 가수, 성공한 음악가는 어떤 사람인가요?


장하나: 정확히 얘기할 수 있는 건 본인이 자기가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진짜 성공한 사람이라는 거예요. 저는 정말 많은 작곡가와 아티스트들을 보는데, 돈 많이 벌고 차트 잘나가고 저작권료도 많이 받는 사람들 많이 봐요. 반면 진짜 생활이 어려운 데 포기하지 않고 계속 힘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사람도 보죠. 너무 생활이 힘들겠다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데, 그런 분들 중에 음악 할 수 있는 것에 행복해하고 삶에 만족하는 분들이 있어요. 저는 그게 진짜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해요.

작곡가 한 분을 아는데 음악만 하면서 친구도 안 만나고, 대외 활동 전혀 안 하고, 집에 틀어박혀서 심심하면 게임하고, 어두워 보이기까지 했거든요. 제가 어느 날 여쭤봤어요, 무슨 재미로 살아요, 하고. 제 기준에서는 재미없어 보이니까. 그런데 저는 그분의 답변을 잊을 수가 없어요.

자기는 집에 틀어박혀 음악 하고 심심하면 게임하고 일본 예능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요. 가끔은 두렵데요. 내가 이렇게 행복한 삶을 살아도 되나, 언제까지 이렇게 행복한 날들이 지속되는 거지, 그런 생각을 한데요. 그러니까 지금의 삶이 너무 좋데요. 이게 성공이지 않나요?

엄청난 히트곡을 써서 몇백 만장 팔아서 좋은 집 사고 비싼 차 사면 뭐 그것도 누군가에겐 성공으로 보일 수 있겠죠. 그러나 그런 잘나가는 사람들 중에 만족하지 못하고, 행복해하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봤어요.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이 누군가의 입에서 불리고 다른 사람들의 귀에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는 그게 진짜 행복한 삶이고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진짜 성공한 사람




에이미: 현재 우리나라 가수들의 위상이 정말 엄청나고, 또 세계적인 수준이 되어 있는데, 이렇게 되기라는 걸 혹시 예상하셨나요?


장하나: 아니요 1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정말 이게 무슨 일이죠. 우리 회사 가수들도 해외에서 인기 많고, BTS는 장난 아니고 정말 믿을 수가 없는 놀라운 일이에요.

좋아하는 영화 중에 ‘트루먼쇼’가 있는데 저는 그 영화가 나오기 전부터 그런 생각을 진짜 많이 했거든요. 나를 둘러싸고 다 쇼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너무나 시트콤 같은 삶이라고요.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지 하는 것들이 많았는데 지금이 딱 그래요. 어떻게 내가 케이팝 하니까 케이팝이 빌보드에서 1위 하고 전 세계에서 이렇게 열광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제가 몸담고 있는 업계가 세계적으로 위상을 떨치고, 게다가 드라마, 영화까지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잖아요. 이 조그만 나라가 왜 이렇게 잘하는 걸까요. 어깨가 봉긋 솟아오릅니다.



에이미: 기폭제가 있었을까요, 어떤 계기가 있었을까요?


장하나: 업무적으로도 분석을 많이 해요. 알아야 우리도 더 좋은 성적을 내고 하니까요. 분석한 자료들은 뭐 다양한 게 있어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우리의 정서가 다른 나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로잡은 것이 아닐까 해요. 해외에서 인기가 많아져야지!!!!! 하고 전략적으로 다가간 것이 통한 게 아니라, 그냥 우리의 문화가 진심으로 전해졌다는 거죠.

제 생각에 케이팝은 너무나 무해해요. 케이팝은 욕도 하지 않고, 돈 얘기, 마약 얘기, 섹스 얘기 안 하고, 뮤직비디오에도 유해한 콘텐츠들이 없는 거예요. 케이팝 열풍으로 남미에 사는 엄마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케이팝은 애들한테 보여주기가 좋데요. 엉덩이 흔드는 뮤직비디오 백날 보는 것보다 훨씬 좋다는 거예요. 넘치고 넘치던 유해한 콘텐츠들 사이에서 뭔가 자기 얘기인 것처럼 다가와 주고, 오빠들이 위로해 주고 그러잖아요. 가사들이 다 그렇거든요(웃음). 공감대 형성에 성공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렇지만 그것 또한 의도한 바는 아니라는 거죠.




- 하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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