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포기자가 뭐 별건가

by 피츠로이 Fitzroy


오늘의 행복 15/365

수포자 그러니까 수학포기자가 나였다. 수학의 정석 첫 단원인 집합까지는 설레는 마음으로 봤지만, 그 뒤부터 어째선가 쌔한 느낌이 들면서 나는 수학 때문에 창대하게 망하리라 강력한 확신이 왔다.

수학 시험에서 열심히 문제를 풀고도 3번으로 대동단결 똑같이 다 찍어서 낸 친구보다 적은 점수가 나왔을 때. 아, 그때의 처절한 좌절감이란. 더 빨리 포기했어야 했는데 싶은 거다.

주관식 문제의 단골 답은 0, 혹은 1, 아주 가끔 -1 인데 운이 없는 나 같은 사람은 3분의 1의 확률로도 정답을 피해 가지.

수포자의 삶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세상에 나와보니 수학보다 더 쌔한 느낌의 못 할 것 같은 일들이 밥 먹듯 나타났고, 포기해야 마땅한데 포기할 수 있는 용기가 나지 않아 억지로 질질 끌고 가는 일도 수두룩 했다. 포기하는 걸 미리 배워놔서 좋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그래, 수포자 같은 건 아무것도 아니었지. 세상 일이 갈수록 별거 아닌 거 같은 느낌. 그러니까 그냥 매일을 즐겁게, 오늘 뭐가 작게나마 행복했지 생각하며 일기 쓰는 내가 승자랄까.


#1일1행복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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