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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츠로이 Fitzroy Feb 05. 2022

할머니 할아버지들

[오늘의 행복 일본 편] 열세 번째 날


유우야가 아주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랐다던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를 뵈러 갔다. 십여년 만의 만남이었다. 일본 노인들 특유의 따뜻함으로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말소리도 제스처도 작은데 끊임없이 다정 기운. 어디선가 자꾸 먹을  꺼내 오신다. 나는 처음 만나는 분들이라 살짝 긴장했는데 금세 풀어져 푸근한 마음이 되었다.

이제 슬슬 일어 나볼까 하던 찰나 할아버지는 갑자기 유우야에게  자기는 이제 기껏 해 봐야 2-3년 남았다는 말을 꺼냈다. 아직 건강한데 무슨 소리냐고 유우야는 옛날 아주 가깝게 지낸 시절에 기대 가볍게 넘겼지만, 나는 순간 울컥하고 말았다. 주책맞게 눈 바깥쪽 끝으로 눈물이 송송 맺혔다. 들키지 않게 고개를 돌려 얼른 손끝으로 찍어냈다.

너무 즐거웠다고 한국 돌아가기전 또 오면 좋겠다 하셔서 매우 기뻤다. 순간의 즐거움이 합쳐져서 즐거운 인생이 되니까 가능한 즐겁다고 생각하며 살면 좋겠다, 모두.



#1일1행복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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