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적은 사람

by 피츠로이 Fitzroy

관심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닌데 난 왠지 전화를 잘 안 하게 된다. 내가 전화를 먼저 걸었다면 뭔가 평소 같지 않은 상태인 거다. 아무튼 전화 때문에 친구들에게 욕도 많이 먹고 혼나기도 한다. 오랜만에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분명 친구가 나한테 걸었는데 나는 전화의 마지막에 "그래, 또 전화할게" 라며 끊는다. 내가 건 것처럼. 내가 생각해도 좀 어이가 없는데 친구는 얼마나 더 어이가 없을까. 얘는 뭐 어떻게 돼먹은 얘야,라고 생각하겠지. 나는 친구가 별로 없다(전화를 잘 못해서 친구가 없나). 초중고 다 다녔는데 "생각나서 전화했어"라고 전화할 수 있는 동창이 없다. 오랜 기간 같은 집에서 같이 살았던(혹은 살아 주었던) 이 친구들이 그나마 내가 긴장하지 않고 전화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랄까. 내일 방콕에서 이 세 명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에서도 좀처럼 못 만나는데 방콕에서라도 만나야지 하하하. 내가 전화 안 하고 안 받으면 세상에서 제일 심한 욕지거리를 하는 아이들이지만, 내가 누구한테 욕먹고 오면 세상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혼내 주고 올 녀석들이다. 사랑한다고는 안 할 꺼임. 아무도 브런치 안 볼 테니까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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