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도 꿈인걸 알 수 있다

by 피츠로이 Fitzroy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한동안은 계속 같은 꿈만 꿨다. 엄마는 우리랑 따로 살고 있는데 어느 지방의 낡은 호텔에서 혼자 주무신다. 어쩌다 마주치면 엄마는 너무 쌀쌀맞게 '우리와 같이 살 수 없다, 찾아오지 말라, 아빠가 싫다'고 했다.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선 우리는 손 끝 한번 스치지 않는다. 나는 너무 무섭고 슬퍼서 꿈에서 엉엉 운다. 울다 깨면 베개는 축축하고 힘이 바싹 들어가 있던 온몸에 기운이 탁 풀리면서 덜덜 떨게 된다.


어젯밤 꿈에 아빠는 나를 어느 처음 가보는 작은 도시에 데리고 갔다. 그리고 느낌이 나쁘지 않은 호텔에 들어가서 여기서 하루 지낼 꺼란다. 갑자기 혼자 현관을 나서시길래 어디가시냐고 물었더니 엄마를 보고 오겠단다, 엄마가 여기서 혼자 살고 있다고, 이 호텔에 있다고... 기분이 묘했다. 아빠가 엄마를 보러 가는구나. 기분이 좋기도 했다. 두 분이 만날 꺼구나. 아빠가 엄마를 찾아왔구나.
갑자기 이 꿈에서 깨야겠다고 생각했다. 더 자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곧 엄마를 만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왜 그랬지는, 엄마를 보고 싶지 않았다. 오랫동안 꿈에서 조차 엄마를 보지 못한 거 같은데 엄마를 보고 싶지 않았다. 또 나를 슬프게 하거나 나를 울게 만들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일어났다.
엄마는 아직도 어느 조용한 시끄럽지 않은 동네에 있는 허름한 호텔에서 혼자 쓸쓸하게, 냉랭하게 그리고 외롭고 조용하게 살고 있을 것 같다. 찾아가면 만날 수 있을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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