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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로티피컬레이디 Oct 28. 2022

아스피 배우자와 결혼 관계를 유지하는 전략 1편

뉴로다이버스 커플 공존을 위한 가이드

 남편의 아스퍼거증후군에 대해서 어느 정도 파악은 되었지만, 다른 행성에서 온 수준의 '다름'을 맞닥뜨릴 때면 누군가 이 관계를 조금 더 쉽게 풀어갈 방법을 알려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오늘은 그러한 고민 중에 찾아보았던 자료 중 도움이 되었던 내용을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약 십 년간 파트너/배우자를 위한 서포트 그룹과 커플 서포트 그룹을 운영해 온 AANE 사이트에 게재된 내용으로, 아스피 배우자와 결혼 관계를 유지하는 현실적인 전략들 14가지입니다. 


 뉴로다이버스 커플 상담을 전문적으로 하는 카운셀러인 Eva Mendes는 자신이 진행하는 그룹과 커플 카운셀링 세션에서, 저희는 계속 반복되어 발생하는 문제와 어려움을 보아 왔고, 그 과정에서 늘 반복해 알려드린 전략을 여 14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진단을 받는다

진단을 받아들인다

계속 자극을 받고 동기부여를 한다

아스퍼거증후군이 미치는 영향을 이해한다

우울증, 불안, OCD, ADHD 등의 치료를 받는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각한다 

관계 개선을 위한 스케쥴을 짠다 (데이트 시간 등)

서로의 성적인 만족감을 이해하고 노력한다 

평행 놀이(특수교육에서 같은 공간에 있지만 간섭 없이 놀이를 하는 것)를 연결하도록 한다 - 여기서는 홀로 교류하지 않고 놀기보다는 서로 교류를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의미

감각 과부화와 멜트다운에 대처한다

마음 이론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의사소통 능력을 기른다 

공동 육아 전략 세우기

현실적인 기대만 하고 판단,평가는 하지 않는다


 각각의 내용들을 따로 한 포스팅으로 작성해야 할만큼 사실 정확히 이해하고 적용을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본 글에서는 요약해서 간략하게 공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진단을 받는다.

 가장 중요한 시작점임에 틀림 없습니다. 반드시 공식 진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배우자 중 한 사람이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결혼 생활에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 AS의 특징과 성격들을 커플이 파악할 수 있고, 이는 한쪽 배우자 혹은 양쪽 배우자 모두에게 서로를 탓하고, 답답해 하고, 모멸감을 느끼고, 우울감과 고통 그리고 고립감을 느끼는 것을 줄이거나 없애는 데 매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2. 진단을 받아들인다. 

진단을 받고 그에 따라 관계를 재평가 하고, 진단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양쪽 배우자 모두가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한 정보를 계속해서 찾아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 때 아스퍼거 증후군은 어렵기도 하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고 이를 아주 자세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정직하고 지적이고 배우자에게 충실하며(loyalty - 한눈을 팔지 않음), 남녀 성역할에 있어 보수적이지 않고, 성실하게 일하며, 순수하고, 관대하고, 재미있는 면도 있으며, 외모가 준수한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제 경우에도 남편의 이런 모습들에 분명 끌렸고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모든 긍정적인 측면과 어려움을 양쪽 배우자가 모두 받아들여 결혼 생활에 대해 더 균형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3. 계속 자극을 받고 동기부여를 한다.

 Eva는 양쪽 당사자 모두가 결혼 생활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문제를 개선하려는 시도는 얼마 지나지 않아 시들해질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이부분은 쉽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 정형인 배우자는 결혼을 살릴 길이 없다는 생각에 우울하고 화가 나고 외롭고 단절된 기분이 들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합니다. 

4. 아스퍼거증후군이 미치는 영향을 이해한다

 Eva는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배우자와의 결혼 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심리적 공부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정형인 배우자의 관점에서 아스퍼거 배우자와의 결혼 생활에 대해 다룬 책이 많이 있는데 이러한 개인적인 경험담을 읽는 것은 정형인 배우자가 그 결혼 생활 속에서 느끼고 경험하는 바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이죠. 어떤 경험담은 고통스러울 정도로 부정적인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데, 이를 읽는 것도 여전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도 이야기 합니다. 물론 모든 결혼 생활은 고유하고 특별하다는 점을 유념하고 그러한 부정적인 상황이 전부라고 볼 필요는 없지만 말이죠. 

 저 또한 처음 뉴로다이버스 커플에 대한 제 경험을 글로 쓰기 시작했을 때, 제 경험을 객관적으로 보고 스스로 인정하며 이해하는 것 뿐 아니라 저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정형인 배우자분들이 도움을 얻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Eva는 또한 아스퍼거 증후군은 매우 복합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마음 공부는 평생에 걸친 과정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특성과 행동양상은 개인의 삶이 진행되면서 진화하고 변화하게 되므로 인생 전체를 두고 배우자에 대해서 배우려는 동기를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정형인의 특성과 행동양상 역시 아스피 배우자 입장에서는 신비롭고 놀라운 부분이기에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서로에 대해 평생 배워나가야 하는 것이지요.

 모든 결혼생활이 이러한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뉴로다이버스 관계에서 이러한 부분에 대해 노력하지 않으면 공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5. 우울증, 불안, OCD, ADHD 등의 치료를 받는다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우울, 불안, OCD, ADD/ADHD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진단이나 치료를 받지 않은 불안은 큰 문제가 되고, 충동, 멜트다운, 분노, 포기 등 결혼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정적인 아스퍼거 증후군의 특성이 더 강하게 발현되는 원인이 됩니다. 또한 아스퍼거 증후군에 전문가인 라이프 코치에게 도움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고용 문제, 시간 관리, 정돈하기, 사회적 스킬과 같은 문제들에 대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여 결혼 생활의 갈등을 완화해 줄 수 있습니다. 

 정형인 배우자 또한 장기적인 아스피 배우자(진단 받지 않고 치료받지 않은)와의 관계 속에서 종종 불안, 우울, ADD,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정신 질환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정형인 배우자 또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6.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각한다

 뉴로다이버스 커플의 정형인 배우자들은 천성이 타인을 돕고 보살피는 '케어 기버'의 성향이 강한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이 처음부터 왜 아스피 배우자를 선택했는지 이해하는 것을 스스로를 돌아보고 변화하기 위해 아주 중요한 단계입니다. Eva는 자신의 그룹 세션에서 많은 정형인 배우자들이 원가정의 부모나 가족구성원이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다고 말합니다. Eva 뿐 아니라 다른 전문가들도 원가정 부모가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거나 나르시시스트적 성향이 있는 경우 아스피 배우자를 선택한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하죠. 또 인생에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던 중, 강직하고 조용하고 친절하며 지적이고 충직한 아스피 배우자가 정신적인 안정감을 주었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정형인 배우자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대부분의 책임을 떠안고 있었던 역할에서 벗어나 스스로에게 새로운 활동과 관심사를 가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코디펜던트 성향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일 수도 있겠지요. 또한 남편에게서 정서적 충족을 얻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남편에게서만 이런 역할을 기대하는 것을 그만 두고, 결혼 생활 밖에서 정신적인 지원을 얻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7. 관계를 위한 일정을 짤 것

 Eva는 휴일, 생일, 기념일, 가족 방문, 병원 예약과 같이 중요한 주간, 월간, 연간 행사들은 온라인이나 종이 캘린더에 기록을 해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아스피들은 시각적 입력이 더 뛰어난 경우가 많고 자주 잊어버리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이런 일정들에 대해 말로 전달하는 경우 잘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또한 예측 가능한 루틴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스퍼거 배우자와 함께 하는 결혼 생활에서, 캘린더에 혼자만의 시간, 대화 시간, 섹스, 함께하는 레져 활동, 운동, 명상/기도 등과 같은 스케쥴을 미리 짜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예를 들어, 매일 대화 시간을 갖는 것, 두 사람 모두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섹스 일정을 세우는 것도 매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이죠.


 나머지 전략들은 2편에서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전 19화 아스피 배우자/파트너 이해하기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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